'을유문화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2/27 2010년에 읽은 책 (8)
  2. 2009/12/15 세계문학전집들에 대한 잡설
제가 올해 읽었던 책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올해라곤 해도 아직 4일이 남은만큼 여기에 몇 권이 더 추가될지는 모르죠. 그렇지만 따로 코멘트를 달만한 책이 추가될것 같진 않기에, 미리 쓰고자 합니다. 목록만 제시했던 전년도와는 다르게 이번년에는 분야별로 주목할만한 책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덧붙였습니다.

제목이 굵게 표시된 책은 이전에 제 블로그나 환상문학웹진 거울에서 자세한 서평을 썼던 책들입니다. 그런 책들은 제목을 클릭하시면 해당 서평에 대한 링크가 뜹니다.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아보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년에 비해서는 좀 밋밋한 선정인 듯 싶어 아쉽군요.

이글턴『신을 옹호하다』강주헌, 모멘토
루카치『소설의 이론』김경식, 문예출판사
박민규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
보네거트『마더 나이트』김한영, 문학동네
보네거트『타임퀘이크』박웅희, 아이필드


총류
서평에서 잡다하게 쓰기는 했지만, 일본 근현대사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굳이 찾아 읽을 필요 없는 책입니다.

종교
세 권 다 권할만 합니다. 다만 한국 교회의 복음주의적 경향에 깊이 공감하시는 분이라면 꽤나 난감해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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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는 구한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개신교 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다룬 책입니다. 구한말 '근대화'의 상징으로서의 교회, 북한과 교회(주로 감리교와 장로교)의 관계, 독재정권 시기 교회의 관점, 대형교회와 보수주의 세력간의 결탁 문제 등... 단점도 있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개신교 특정 종파에 치중된 느낌이 강한데다 교회의 긍정적 역할을 발굴하려다 보니 부정적 역할에 대한 서술이 다분히 축소된 경향이 있죠. 하지만 그런 영역을 감수하고도 볼 가치는 있습니다. 어쨌거나 종교에 대해 세속적 접근을 시도하면서도 이 정도의 균형을 갖춘 책은 분명 드문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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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적 문학 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현대의 자본주의적·사회주의적 무신론을 비판한 책입니다. 무신론이 어떤 논리적 허점을 가지고 있으며 종교의 본래 가치를 어떤 식으로 왜곡하는지 비판한 책이죠. 그와 동시에 본래의 기독교적 신이 어떤 미덕을 가지고 있는지 그만의 시선으로 포착해냅니다. 그가 복원해내는 '소외된 자로서의' 하느님은 비신자의 가슴마저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을 때는 아직 비신자였지요. 다만 그 아름다움은 즐거움과 동시에 슬픔 또한 가져옵니다. 어쨌거나 현실의 교회 공동체에서 이글턴이 말하는 하느님을 찾기란 어려울 게 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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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가 말하는 동성애』는 일종의 (자유주의적) 성서 비평학에 의거한 보수주의 신학 비평서입니다. 가톨릭, 개신교 할 것 없이 기독교 신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근거는 많은 경우 성서에 기반합니다. 그런데 성서에서 동성애를 정말 그런 식으로 취급했냐 하는 거죠. 흔히 교회에서 동성애 혐오의 근거가 되는 구절들을 집어다가 그것이 왜곡되게 이해되고 있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책입니다.

문학(이론)
  • 망구엘『독서일기』강수정, 생각의나무
  • 루카치『소설의 이론』김경식, 문예출판사
  • 복거일『국제어 시대의 민족어』문학과지성사
  • 복거일『수성의 옹호』문학과지성사
  • 황호덕『프랑켄 마르크스』민음사
  • SF판타지도서관《미래경》(2) SF판타지도서관
딱히 권할만한 책은 게오르규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뿐입니다. 『소설의 이론』은 소위 '전기 루카치'를 대변하는 이론서로 평가되는 책으로, 루카치가 근대 문학의 기원과 그 성격에 대해 규명하고자 한 책입니다. 근대 문학을 다루고자 하면서도 정작 이야기는 그리스 서사시에서부터 시작하는데다 독일 비평가들 특유의 비유적 표현으로 가득한 책이기 때문에 한두번 읽어서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근대 문학의 '리얼리즘'과 '장편 소설'의 속성에 대해서는 잘 규명한, 고전적 이론서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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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복거일의 책들은 그가 여러 곳에 기고했던 쪽글들을 모은 책인데, 문학에 관련된 글들만 찾아 읽을 것을 권합니다. 특히 『수성의 옹호』에 실린 「전체주의 사회에 예술이 존재할 수 있는가?」와 같은 글이 권할만 합니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일기』는 전혀 읽을 가치가 없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망구엘이 여러 나라를 다니며 적은 여행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책에 대해서라면 차라리 과거에 나왔던 『독서의 역사』가 더 낫습니다.

문학(한국)
  • 김보영『멀리 가는 이야기』행복한책읽기
  • 김보영『진화신화』행복한책읽기
  • 김이환『집으로 돌아가는 길』이타카
  • 박민규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위즈덤하우스
  • 배명훈『안녕, 인공존재』북하우스
  • 앤솔러지『백만 광년의 고독』오멜라스
  • 앤솔러지『소설 이천년대』생각의나무
  • 장정일『구월의 이틀』랜덤하우스
  • 정보라『문이 열렸다』새파란상상
  • 정이현『너는 모른다』문학동네
  • 최제훈『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퀴르발 남작의 성』이 권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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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기왕에 장난끼 넘치는 언어유희를 장기로 삼아왔던 박민규가 정색하고서 진지한 이야기를 시도한 장편 소설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겠고요. 단순히 외모 지상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사소한' 조롱들이 모여 한 개인에게 구조적 폭력으로 변화되는 과정과 그 폭력이 극복하는 방식을 섬세하게 다룬 소설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베스트로 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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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은 19세기 영국 고딕 문학의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쓴 8편의 단편을 모은 책입니다. 『드라큘라』, 『셜록 홈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프랑켄슈타인』 등을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한 소설들이죠. 특히 연작을 염두에 쓴 책은 아닌 듯 한데도 통일된 구성을 보인다는 점 또한 재밌습니다. 특히 첫 단편과 마지막 단편을 보면 그게 드러나는데... 아울러 이 책이 스스로를 작가와 독자, 세계 사이에 위치시키는 방식 또한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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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는 김보영의 『진화신화』에 실린 「0과 1 사이」라는 단편도 권할만 합니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이나 테드 창의 「네 인생의 이야기」에도 견줄 수 있는 걸작 SF 단편이라고 생각하지요. 이 단편은 웹진 크로스로드에서 발표된 단편들을 묶은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라는 단편집에도 실려 있는데, 불행히도 이 책에는 김보영의 단편 외에 볼만한 작품이 없습니다.

『구월의 이틀』과 『너는 모른다』는 권하지 않습니다. 전자는 보수주의자들을 풍자하고자 한 소설인데 그 정도가 과해서 독자들이 작가의 진의를 못알아볼 지경이고, 후자를 보느니 차라리 아침드라마를 보는게 더 낫습니다.

문학(중국)
  • 루쉰『루쉰 소설 전집』김시준, 을유문화사
딱히 권하지는 않습니다.

문학(영미)
  • (미상)『가윈 경과 녹색 기사』이동일, 문학과지성사
  • 딕  『유빅』한기찬, 문학수첩
  • 르 귄『날고양이들』김정아, 봄나무
  • 르 귄《서부 해안 연대기》이수현, 시공사
    • 1권『기프트』
  • 르 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미줄』최한림, 미래사
  • 르 귄《어스시》최준영/이지연, 황금가지
    • 5권『어스시의 이야기들』
    • 6권『또 다른 바람』
  • 르 귄《헤인 연대기》
    • 4권『어둠의 왼손』서정록, 시공사
  • 보네거트『갈라파고스』박웅희, 아이필드
  • 보네거트『고양이 요람』박웅희, 아이필드
  • 보네거트『마더 나이트』김한영, 문학동네
  • 보네거트『타임퀘이크』박웅희, 아이필드
  • 브래드버리『화성 연대기』김영선, 샘터
  • 브래드버리『화씨 451』박상준, 샘터
  • 스칼지『노인의 전쟁』, 이수현, 샘터
  • 앤솔러지『다른 늑대도 있다』정소연, 창비
  • 젤라즈니『드림 마스터』김상훈, 행복한책읽기
  • 젤라즈니《앰버 연대기》최용준, 예문
    • 1권『앰버의 아홉 왕자』
    • 2권『아발론의 총』
  • 젤라즈니『집행인의 귀향』김상훈, 북스피어
  • 파워스『낯선 조류』김민혜, 샘터
『마더 나이트』를 권할만 합니다. 평생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소재에 천착해온 커트 보네거트가 만년에 남긴 걸작이라 할 수 있죠. 보네거트 본인도 참전자였습니다. 포로병으로서 드레스덴 폭격을 목격했었죠. 여하간 이 책은 종전 이후 수십년이 지난 시점에서 전범 재판을 받게 된 나치 전범(주인공)을 중심으로 전쟁 당사자들의 심리 상황을 보여줍니다. 아돌프 아이히만을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이력에서도 짐작되듯 악인들의 평범성과 이중성에 대해 다루죠. 제게 유독 기억에 남는 대목은 이겁니다. 한 흑인이, 자신은 2차 대전 당시에 유색인종으로서 일본을 지지했다면서도 중국인은 혐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주인공이 여기에 대해 되물으니까 그 흑인이 대답하죠.

"누가 중국놈들 따위를 유색인종이랍디까?"

따로 글을 쓰진 않겠지만 같은 작가의 『타임퀘이크』도 아주 좋습니다. 『제5도살장』과 더불어, 작가가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탁월하게 활용한 예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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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스릴러 소설을 찾으시는 분이라면 『유빅』과 『집행인의 귀향』도 괜찮습니다. 둘다 반전이 일품인 소설이죠. 『낯선 조류』도 괜찮은 해적물이긴 합니다. 특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에 준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영화의 팬들도 읽어볼만 하죠. 공식적으로는 4편의 원작이 이 소설이라고 하는데, 이미 1~3편에 다 써먹은 소설을 뭐 새삼스레 원작으로 삼겠다는건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다만 극중 해적들의 어조가 영 해적답잖게 번역되었고, 작가가 섬세하게 집어넣은 카리브해의 역사·종교·정치에 대한 주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프트』는 같은 작가의 『어스시』시리즈 1~3권을 생각하면 영 함량 미달의 소설이고... 『어둠의 왼손』이나 『화씨 451』, 『화성 연대기』 또한 SF 팬 사이에서는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지만 지금에 와서 읽기에는 다소 낡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젤라즈니의 중단편집 『드림 마스터』에는 작가가 사랑해마지 않는 '정체 불명의 다크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가 지겹도록 나옵니다. 어떤 의미에선 『앰버 연대기』도 이 연장선에 서 있죠.

문학(프랑스)
  • 뒤마『몬테크리스토 백작』오증자, 민음사
권할만 합니다. 쓸데없으리만큼 긴 장광설들이 많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설렁설렁 건너뛰어가며 읽으면 그야말로 페이지 터너Page turner라고 불릴만한 흡입력을 보이죠. 후대의 복수극들은 대부분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아류작이라는 소릴 듣는데, 그럴만한 매력을 지닌 소설입니다.

문학(이탈리아)
  • 칼비노『반쪼가리 자작』이현경, 민음사 (재독)
  • 칼비노『존재하지 않는 기사』이현경, 민음사 (재독)
칼비노의 소설에는 화끈한 박진감이나 흡입력은 없지만 두고 두고 곱씹을만한 매력이 있죠. 『반쪼가리 자작』은 몸 자체가 두 개로 나뉘어서 한쪽에는 선한 인격이, 다른 한쪽에는 악한 인격이 담긴 자작의 이야기입니다. 마냥 선이 좋게만, 악이 나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악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담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죠.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몸이 없고 갑옷만으로 존재하는 '인간같지 않은 이상적인 기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만 보면 두 소설 모두 '몸'이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요한 소재가 되는 셈이죠. 이 두 소설이 포함된 《우리 선조들》삼부작은 오래 전에 절판되어서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올해에 위의 두 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재간됨으로서 모두 편하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학(러시아)
  • 불가코프『거장과 마르가리타』정보라, 민음사 (재독)
  • 앤솔러지『무도회가 끝난 뒤』박현섭/박종소, 창비
  • 체호프 『벚나무 동산』강명수, 지만지고전천줄
  • 크릴로프『끄르일로프 우화집』정막래, 문학과지성사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권할만 합니다. 러시아 매직 리얼리즘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고도 할 수 있죠.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낮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컬트적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요. 아마존 러시아문학 코너에서는 이 소설이 『전쟁과 평화』, 『죄와 벌』과 함께 판매순위 최고위를 다툴 정도입니다. 여하간 이 소설은 소비에트 정권 시절의 모스크바에 현현한 악마와 탄압받는 예술가, 고뇌하는 본디오 빌라도 등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합니다.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풍자, 불변하는 예술의 가치, 인간의 구원 가능성과 그 주체 등에 대한 주제들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죠. 다만 불가코프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들을 참고했기 때문에(중세 유럽 민담, 당대 모스크바와 고대 예루살렘의 지명·인명 등) 소설만 봐선 그 참맛을 알기 어렵습니다. 시중에서 나온 책 중에선 문학과지성사판의 주석과 민음사판의 역자 해설이 이 부분을 가장 상세하게 해결해주는 편인데, 사실 그것만으론 많이 부족하죠.

문학(터키)
  • 케말『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오은경, 문학과지성사
그냥저냥 읽을만합니다. 중편 소설 두 작품을 모은 책입니다. 과거의 전통이 현재의 인간을 어떻게 얽어매는지 다룬 소설들이죠. 명예살인을 다룬 표제작,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가 인상적입니다. 유사한 소재를 다룬 메리메의 「마테오 팔콘느」완 정반대로 나가죠. 두 소설에서 다루는 사건 자체는 매우 유사합니다. 하지만 그 사건을 다루는 방식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와 정 반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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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TAG 2010년, SF&판타지도서관, 《미래경》, 《서부 해안 연대기》, 《앰버 연대기》, 《어스시》, 《헤인 연대기》, 『갈라파고스』, 『거장과 마르가리타』, 『고양이 요람』, 『구월의 이틀』, 『국제어 시대의 민족어』, 『기프트』, 『끄르일로프 우화집』, 『날고양이들』, 『낯선 조류』, 『너는 모른다』, 『노인의 전쟁』, 『다른 늑대도 있다』,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독서일기』, 『드림 마스터』, 『또 다른 바람』, 『루쉰 소설 전집』, 『마더 나이트』, 『멀리 가는 이야기』, 『몬테크리스토 백작』, 『무도회가 끝난 뒤』, 『문이 열렸다』, 『반쪼가리 자작』, 『백만 광년의 고독』, 『벚나무 동산』,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미줄』, 『소설 이천년대』, 『소설의 이론』, 『수성의 옹호』, 『신을 옹호하다』, 『아발론의 총』, 『안녕 인공존재』, 『앰버의 아홉 왕자』, 『어둠의 왼손』, 『어스시의 이야기들』, 『유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지의 정원』, 『진화신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행인의 귀향』, 『퀴르발 남작의 성』, 『타임퀘이크』, 『프랑켄 마르크스』,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 『화성 연대기』, 『화씨 451』, 가윈 경과 녹색 기사』, 강명수, 강수정, 강주헌, 김강일, 김경식, 김민혜, 김보영, 김상훈, 김영선, 김이환, 김정아, 김한영, 다치바나 다카시, 뒤마, , 랜덤하우스, 루쉰, 루카치, 류대영, 르귄, 망구엘, 모멘토, 문예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문학수첩, 미래사, 민음사, 박민규, 박상준, 박연정, 박웅희, 박종소, 박현섭, 배명훈, 보네거트, 복거일, 봄나무, 북스피어, 북하우스, 불가코프, 브래드버리, 새파란상상, 샘터, 생각의나무, 서정록, 스칼지, 시공사, 아이필드, 앤솔러지, 예문, 오멜라스, 오은경, 오증자, 위즈덤하우스, 을유문화사, 이글턴, 이동일, 이수현, 이지연, 이타카, 이현경, 장정일, 정막래, 정보라, 정소연, 정이현, 젤라즈니, 지만지고전천줄, 창비, 체호프, 최용준, 최제훈, 최준영, 최한림, 칼비노, 케말, 크릴로프, 파워스, 푸른역사, 한기찬, 해울, 행복한책읽기, 헬미니악, 황금가지, 황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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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세계문학총서

한국문학계의 거물 출판사인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입니다. 세계문학전집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자기네 출판사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총서는 본래 문지가 아니라, 교보그룹 창업주인 대산 신용호 회장이 세운 대산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전집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일개 출판사가 아니라 교보생명이라는 거대 기업을 등에 업은 문화 재단에서 공익 사업으로 내는 문학 총서인 셈이죠. 실제로 출판계에서 번역자에 대한 대우를 가장 후하게 쳐주는 기획물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이에 견줄만한 기획물이라면 국가기관인 학진에서 지원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 고전명저번역총서》정도?

기획 자체도 공모 형식으로 한다는게 재미있는 점이죠. 즉 번역자들이 이러이러한 작품을 번역하고 싶다고 응모를 해오면 심사를 해서 그 중에 선정을 해 번역을 의뢰합니다. 이렇다 보니 번역에 들어가는 공 자체도 타 출판사의 판본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인 것이죠. 이를테면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경우 이 총서 외에도 열린책들의 홍대화역이나 문예출판사의 박형규 역이 존재합니다만, 작가인 미하일 불가코프의 작품을 전공한 사람이 맡은 판본은 이 총서의 김혜란 역이 유일합니다. 주석을 비롯한 곁다리 자료들만 봐도 번역에 들어간 공력이 엄청나게 차이난다는걸 알 수 있죠.

그렇다면 문제가 뭔고 하니... 이 전집의 기본 명작이 '문학사적 가치가 있으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 명작'에 대한 소개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지요. 물론 의의가 깊은 일이기야 한데, 덕분에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워낙 생소한 작품이 많습니다. 그만큼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도 어렵고요. 이 총서의 책들 대부분이 워낙에 안팔리는 것도 아마 그런 사정 때문이겠지요. 그렇지만 문학에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언젠가는 이 총서를 한번쯤 접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외에... 초기작에서는 이 총서가 흰색 표지에 제목만 덜렁 달아놓은, 무척 촌스러운 장정을 했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로 나온 책들은 무척 깔끔하고 보기 좋은 장정으로 바뀌었더군요.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얼마 전부터 나오기 시작한 전집인데... 사실 저는 접해본 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유명 소설가 김영하에게 번역을 의뢰하는 등 이리저리 애를 쓰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 같은 출판사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을 소설가 김연수에게 번역하게 했던게 생각나서 좀 재밌었습니다 - 좀 더 두고 볼 일이지요. 『파우스트』처럼 예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장정으로 나왔던 책을 전집에 편입시킨 경우도 있던데, 기왕 나왔던 책은 어떻게 될런지 좀 걱정되는게 사실입니다.


민음 세계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의 베스트셀러. 가장 널리 팔리는 전집이죠. 도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번역본에 관련한 질문만 들어오면 무조건적으로 이 전집을 추천하는 광경도 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전집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워낙 많이 팔리는 전집이다 보니 부정적인 반응도 그만큼이나 많이 나오는 거겠지요. 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이른바 '세계명작' 즉 너무 잘 알려지다 못해 뻔하기까지 한 작품이 워낙 많다는 것이죠. 무려 200권이나 넘어가는 문학전집이고 보니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일이겠지만, 가끔은 불만스러울 때도 있지요.

게다가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번역... 물론 문학전집의 특성상 좋은 번역도 있고 나쁜 번역도 있기 마련입니다만 민음사의 경우는 사실 그리 곱게 보이지 않더군요. 업계 매출 1,2위를 다투는 대형 출판사이면서도 역자에 대한 대우가 워낙 박하기로 유명해서, 마냥 번역자만 욕하기도 뭐하다는 게 가장 크지요. 왕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본을 그대로 가져와 출간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특히 『중국신화전설』 같은 경우는 《대우학술총서》로 나왔던 책을 다시 내면서 주석과 본문 일부를 뚝 떼어먹었기로 유명합니다. 이런 판단을 설마 번역자 혼자서 했을리는 없죠. 소위 '보급판'이라는 미명 아래 출판사 측에서 저지른 짓이라고 봐야 할 텐데, 그런 황당한 사건을 목도하고 나면 사실 이 전집이 그렇게 곱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뭐, 그렇다곤 해도 이 전집만의 장점도 있습니다. 일단 200권을 넘어가는 방대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전집이다 보니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 좋고, 뭣보다 가격이 엄청나게 싸거든요. 정가조차 7,000원밖에 안하는 책도 상당히 많습니다.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하면 한 권에 5,000원이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이래저래 주머니 사정 어려운 독자들에게는 그럭저럭 괜찮은 선택이라 할까요.


 《범우 비평판 세계 문학선

왕년에 많이들 봤던 세계문학전집. '훌륭한 작품을 양질의 번역에 싼 값으로 공급한다'라는 컨셉을 내세웠던 전집이고, 딴에는 《Mr.Know 세계문학》의 선배격(?)인 전집이기도 합니다. 이 전집으로 나왔던 번역서 중 김붕구의 『적과 흑』 번역을 비평가 김현이 제법 호평했던게 기억에 남는군요. 이 외에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으면서까지 연구에 몰두했다는 전설로 유명한 영문학자 김병철 선생도 이 출판사의 매니아로 유명했고... 다만 이 전집 자체는 워낙 구닥다리가 되어놔서 지금에 와서는 별로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취향 자체가 좀 옛스러운(?) 분들이 주로 찾으시죠. 게다가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처럼 여전히 이 전집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도 여럿 되니 아주 무시해버리기엔 아까운 전집입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Mr.Know 세계문학

얼마 전에 제가 이 전집에 대한 정보를 올렸었는데... 《Mr.Know 세계문학》이 《열린책들 세계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나왔습니다. 글자 크기나 행간 등은 그대로고 표지와 가격만 바뀌었다더군요. 물론 전집의 라인업도 다소 달라지긴 했습니다. 원래 전집으로 내질 않았던 『미사고의 숲』같은 소설이 새로 전집에 포함되었고, 열린책들의 베스트셀러라 할 도끼 소설들도 여럿 포함되었죠. 아예 새로 번역된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만 이거야 두고 볼 일이죠. 다만... 기존에 단권이나 두권 분량으로 냈던 책을 두 권 내지 세 권으로 추가 분권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가뜩이나 양장으로 바뀌면서 오른 책값이 훨씬 더 올랐습니다. 열린책들이 정말로 저가정책을 포기했구나 싶어서 영 씁쓸했더랬죠.

뭐 늦은 말이긴 합니다만 《Mr.Know 세계문학》은 흔해빠진 세계문학전집 중에서도 자기 색을 갖춘, 상당히 괜찮은 문학전집이었더랬죠. 출판사 자체가 초기부터 '관련 언어 전공자에 의한 완역본'을 컨셉으로 밀고 다녔던 곳이기도 하고, 전집의 라인업 또한 기존의 전집들에 비하면 상당히 참신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장르문학 팬덤에게는 SF나 판타지 장르에 속하는 작품들이 '세계문학전집'의 작품으로 소개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 깊은 일이었죠. 이 외에 비교적 최근에 나온 작품을 소개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해서, '고전'에 질린 독자들이 보기에는 그래도 썩 괜찮은 전집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열린책들에서 나오는 번역서 특유의 희안망측한 고유명사 표기(특히 러시아문학)만큼은 도무지 익숙해지질 못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열린책들이 워낙에 판본 장난을 잘 쳐서 그렇지 전집 자체는 제법 쓸만하다는 이야기지요.


 《월드북

동서문화사에서 내는 책인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런 책이 여전히 시장에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일 아닐까 합니다. 물론 동서문화사가 한창 활약하던 시절(그러니까 사상계사의 뒤를 이어 동인문학상을 인수하던 시절)에는 이 출판사에서 내는 중역본들도 나름의 의의가 있었습니다. 워낙 책이 부족하던 시절이니까요. 이 출판사에서 냈던 《ACE88》등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그런 사정 때문 아니었겠습니까? 중역본이니 완역본이니 하는걸 따지기 이전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지금이야 굳이 번역도 이상한 이 출판사의 책을 사서 볼 필요가 없습니다. 보다 훌륭한 번역서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아무리 싸다곤 해도 이런 책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출판사 자체도 좀 이상한 소문이 많이 들리던 곳이죠. 90년대에 백과사전을 출간하면서 직원들을 사정없이 착취했다는 둥... 이 출판사 사장이 보여온 정치적 행보도 영 못미더운게 사실입니다.


 《을유세계문학전집

출판사의 나이로 따지면 범우사(1966~)보다도 훨씬 오래된 을유문화사(1945~)의 전집. 얼핏 기억하기로 이 전집 이전에도 을유문화사에서 낸 전집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질 않는군요. 여튼 지금 소개하는 전집 자체는 2008년에 출간되기 시작한 전집입니다. 사실 저로서도 이 문서 준비하면서 새삼스럽게 기억했다 뿐 직접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는 전집인데... 찾아보니 출판사에서 50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전집이라는군요. 그만큼 출판사에서도 나름 정성을 기울였던 모양인데, 물론 저는 직접 읽어본 바가 없으니 평가야 생략. 다만 최근에 크래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를 내놓은 건 굉장히 이채롭더군요. 번역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책인데 나와줘서 굉장히 기쁘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참 묘했더랬습니다. 좌우간 귀추를 주목해볼만한 전집이라는 점은 확실하지요.


 《펭귄 클래식

세계적으로 유명한 '펭귄 클래식' 전집의 한국어판이긴 한데... 그 모양새가 좀 이상합니다. 본래 펭귄 클래식은 저작권이 풀린 고전들을 - 모양새를 포기하는 대신 - 염가에 판매한다는 기획을 내세웠던 전집이지요. 책을 서점이 아닌 슈퍼마켓에서 판다는 판매 전략을 최초로 도입했던 전집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국어판은 요게 '값이 싼 것도 아니오 장정이 고급스러운 것도 아닌' 요상한 꼴이 되었습니다. 펭귄 클래식 답지 않은 고급화 전략을 꾀하면서도 그게 좀 어설프게 되었달까요. 저도 읽어본 게 얼마 없어서 판단은 보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겉모양새만 보면 어째 찜찜... 한 것도 사실입니다.
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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