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12/24 2008년에 읽은 책
  2. 2008/01/22 『바람의 열두 방향』
  3. 2008/01/16 판갤 주최 1차 판타지 비평 대회 심사평 (1)
  4. 2008/01/01 판평대 원고 모집 종료 (3)
  5. 2007/12/28 왜 책을 '짧고 굵게' 만드는가! (3)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돌아온, '2008년에 읽은 책'

예전에 읽었던 걸 다시 읽은 책, 수험 서적(토플, 한자 등), 만화, 아직 밝힐 수 없는 책들은 제외. 도색잡지는 없으니 의심 마시라.

...그러고 나니 쓸 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건 우째서...



총류
교수신문『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1』생각의나무
목차(도서 창고 위키)
학술언론, 교수신문에서 연재되었던 번역 비평 특집 기사를 (1차로) 묶어냈던 책들이다. 이 책을 구입할 당시의 내게는 꽤 비싼 가격이었던지라(요즘에 와선 책의 가격에도 제법 무덤덤해졌다) 제법 고심한 뒤에 샀었던 걸로 기억한다. 사고 난 직후에는 대만족. 한동안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번역 비평들을 신처럼 신봉하던 시절마저 있었으니... 지금에 와서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지만, 번역서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들춰보게 되는 책이라는 것은 여전하다. 현재는 2권까지 출간.
모색 『계간 모색 5호 : 학문후속세대의 새로운 전망을 꿈꾼다』이후
리뷰(2008/09/06)
학문하며 산다는 것의 우울함을 가르쳐주었던 책... 그러고보니, 모 번역자가 로스쿨로 진학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인문학자의 길은 인생의 특정 시점에서 특정한 공간에 서 있어야만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던게 생각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던 것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야르『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김병욱, 여름언덕
내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아직까지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올해 중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1월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책 아니던가. (정말 의아해서 지난 글들을 뒤져보니, 두어번 언급하긴 했었다) 
열린책들『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열린책들
리뷰(2008/03/19)
정가는 3천원밖에 하지 않는 이 책이 중고 시장에서는 5만원도 넘게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거래가 성사되는 걸 본 적은 없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가격으로 팔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게다. 좋은 책이 일찍 절판되어버린 통에 일어난 사건이라고는 하나 영 마음이 편치는 않다. 

철학
김상봉『도덕교육의 파시즘』길
도갤에선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읽었던 책. TV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책 치고는 제법 딱딱하지 싶더라만, 그래도 읽을만 하다. 주제 자체가 워낙 심각하고 중요하니까. 모 웹진에 서평을 보내려고 골랐던 책이기도 하다. (늦게 쓰는 바람에 결국 싣지는 못했지만. 이번달에는 다른 원고를 보낼 예정이다.)
신동준『공자와 그의 제자들』한길사
리뷰(2008/06/30)
얄롬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시그마프레스
이훈진『편집성 성격장애』학지사
확실히 그런 시절이 있긴 했다. 혹여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안좋게 보진 않을까, 못마땅히 여기지 않을까, 내쳐버리지 않을까. 걱정하던 때가. 물론 그게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쉽사리 떨쳐내기가 쉬워지는 것도 아니다. 급기야 선택한 것이 심리학을 공부하는 거였다. 차라리 내 현재를 정확하게 알게 되면 그걸 극복하기가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원래 의도했던 것은 얻지 못했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편집성 성격장애'와 내 증상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제법 도움을 얻기도 했다. 증세가 같지 않다는 것에 - 다시 말해 내가 앓는 것이 '병' 수준은 아니라는 것에 - 안심했으니까.

종교
이강엽『신화』연세대학교
연세대 문학의 기본개념 총서... 신화의 개념과 그 요소에 대해 다룬 책이다. 작년에 읽었던 『신화의 역사』보다는 좀 딱딱하긴 해도, 신화학에 대한 개념을 익히는 데는 굉장히 쓸만한 책이지 싶다. 특히 「신화와 현대문화」 챕터를 보고 나선 같은 총서의 『현대문화와 신화』도 이 저자가 집필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정말 이 정도의 퀄리티만 유지된다면 '문학의 기본 개념' 총서의 미래도 밝으련만.
이윤기『뮈토스 1』고려원
언제 읽었는지는 고사하고 내용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새로 산 책도 다 안읽었으면서 무턱대고 새로 책을 사 모으고, 다른 책을 살 명분을 얻기 위해 허겁지겁 읽어내던 시절의 흔적.
정재서『이야기 동양 신화 1』황금부엉이
새로 산 책도 다 안읽었으면서 무턱대고 새로 책을 사 모으고, 다른 책을 살 명분을 얻기 위해 허겁지겁 읽어내던 시절의 흔적.(2)
김산해『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휴머니스트
리뷰(2008/12/21)
김지방『정치교회』교양인
리뷰(2008/12/22)

경제학
우석훈『88만원 세대』레디앙
리뷰(2008/04/26)
우석훈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88만원 세대』의 핀트를 약간 바꿔서 20대 젊은이들이 힘든 건 그들이 못났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을 썼다면 책이 훨씬 잘팔렸을 거다'라고 주장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웃기시네. 우석훈이 문장만 좀 더 근사하게 뽑아내는 사람이었어도 책이 두 배는 더 잘팔렸을 거다. 사실 이 정도로 엉망인 문장을 봐야 한다는 건 거의 재앙에 가깝다. 『괴물의 탄생』은 이보다는 훨씬 낫더라.
우석훈『괴물의 탄생』개마고원
"경제학자로서 현재의 위기에 어떤 해결책을 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전제했던 책. 그 결론에는 썩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그런 자세 자체는 퍽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인문학자가 비슷한 어조로 글을 쓰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장하준『사다리 걷어차기』형성백, 부키
글 자체는 흥미로운데 이상스레 영 읽히지는 않았었다. '신자유주의'라는 우상을 떠받드는 이들을 조금은 더 똑똑하게 가소로워할 수 있게 해준 책.
샤피로『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공혜진, 서돌
adios777 형님이 추천해 주셨던 책. 그러고보면 그 분은 지금 어디서 뭘 하시는지...

법학
김두식『헌법의 풍경』교양인
법학 교양서. 그냥 법조계 전반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을 사담 형식으로 푼 책이다. 그런 책에 『헌법의 풍경』이라는 제목은 좀 과하지... '전관예우'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치밀하고 정밀하게 쌓아올려진다는 사실을 안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임종인外『법률사무소 김앤장』후마니타스
사실 이 책도 서평을 쓰려고 준비는 해뒀었는데 결국 쓰질 못했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책인데도 정작 글은 쓰질 못했으니...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집단과 맞서야 하는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는가를 알려준 책이었다. 총과 마약으로 무장한 건달들보다도, 펜과 명함으로 치장한 와이셔츠 군단이 훨씬 마피아에 가깝다는 걸 가르쳐준 책이기도 하고...
조국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책세상
제목'은' 훌륭하다. 허나 굳이 말하자면 개론서 성격을 띄는 책에 '~를 위하여'라는 제목을 붙인 건 좀 과한 처사가 아닐지. 나온지 제법 되는 책인지라(2001년) 내용 자체는 그닥 새로울 게 없다만 그내용을 '생각보다는' 쉽게 풀어내는 데 놀랐다. 조국 교수는 그저 잘생긴 얼굴로 유명한 교수 정도로 알고 있었다만 이만하면 다른 저술에도 관심가져볼만 하다 싶을 정도였다.

교육학
강성민『학계의 금기를 찾아서』살림
살림지식총서. 좋은 책이긴 했다만 『모색』에 비하면 좀 충격이 덜하긴 했다. 분량 자체가 워낙 짧은 책이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서도.
Bain 『What the best college teachers do』Harvard Univ.
밤 중에 하릴 없이 TV 채널을 돌려보다 우연히 보게 된 EBS 다큐멘터리... 거기서 참고 문헌으로 제시되었던 책이다. 알고 보니 그때쯤 유행하던 소위 '긍정의 힘'이라는 게 교육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가 다룬 책이었다. 좀 호기심이 생겨서 일부러 원서를 구해다 보긴 했다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책을 덮을 때까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짐작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부분은 없었으니까. (사실 지금도 반성하긴 한다. 과연 이 책의 출판사가 "Havard Univ."가 아니었다면 굳이 원서를 구입했겠는가 하고) 

문학(총류)
고장원『SF의 법칙』살림
살림지식총서. 책 초반에 SF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 평소 절대 SF작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작가들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걸 보곤 잠시 책을 덮었던 적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쥘 베른보다도 앞선 시대에 속하는 작가였다) 도대체 내가 무슨 책을 산건가 싶어서. 끝까지 읽고 나니 그렇게 나쁘지도, 어렵지도 않은책도 아니었다만 초장에 당했던 떨떠름한 기억은 영 지우기 어렵다. 그런 식으로까지 자신의 가치를 부풀려야 하는 걸까. SF라는 장르는.
린드버그『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박혜숙『소설의 등장인물』연세대학교
연세대 문학의 기본개념 총서. 제목에 충실한 책이다. 등장인물의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에 꽤 좋았던 책. 물론 정말 심도있는 논의야 전문적인 비평서들을 뒤져야 하겠지만, 이만하면 책값은 한 셈이다.
에코 『논문 잘쓰는 방법』김운찬, 열린책들
리뷰(2008/02/28)
안정효『글쓰기 만보』(메멘토)
번역으로도 유명한 작가의 작법서. 해서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기대했었다만 그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했다며 잘 안하려 하는 것에 약간은 실망하기도... (물론 이해는 한다) 출판사에서는 글쓰기 전반에 대한 참고서인양 광고를 해대서 샀는데 정작 읽어보니 '소설' 창작에 대한 글이었다. 음... 확실히 그 분야에서는 제값할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더이상 소설 창작에는 관심 갖지 않게 된 내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윤오영『수필 문학 입문』태학사
작법서. 도갤에 어떤 이가 도서 추천을 부탁하자('남에게 안알려주고 자기만 읽던 책이 있다면?') 다른 도갤러가 답한 책이었다. 호기심에 한 번 사서 봤는데... 제법 괜찮다. 
이태준『문장강화』이형택, 창작과비평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가. 책 자체가 워낙 낡아서 그럴 테지만 『수필 문학 입문』이나 『글쓰기 만보』에 비하면 그닥.., 아, 인터넷 서점에서의 가격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우월하더라만.
지라르『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김치수外, 한길사
작고한 비평가 김현이 무척이나 좋아했다던 평론가... 덕분에 한국 문단에서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알려졌고, 제법 큰 영향도 끼쳤다고 하는데, 김현의 팬을 자처하는 내가 이 평론가를 접한 건 올해에 들어서다. 책에서 다루는 작품 대부분을 읽지 않았던 것에 상당히 자신없어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놀라우리만큼 만족스럽다. 세상에. 비평이 이리 재미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적과 흑』의 경우는 지라르의 설명이 워낙 훌륭해서 중간에 참지 못하고 『적과 흑』을 사서 읽은 다음에야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었을 정도다. 그가 제시했던 '욕망의 삼각형'이라는 이론도, 근본적으로는 그 이론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솜씨가 있었기 때문에 훨씬 설득력을 지닐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문학(앤솔러지)
김이환外『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황금가지
원래는 살 생각이 없었다만 문장에 개재된 김보영 씨의 단편 「스크립터」(링크)를 보고는 기겁해하며 황급히 주문했더랬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절대 책값 아까워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물론 그렇기는 했다. 하지만 「스크립터」만큼이나 충격적이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단 말씀. 수록된 작품들이 대개 작가의 데뷔작이거나 초기작이라는 걸 감안해야 할까. 그래도 「초록 연필」같은 단편도 건졌으니 손해는 안봤다 싶지만.
박민규外『앱솔루트 바디』해토
저자 중 한 분에게서 선물받은 책... 딱히 그 분과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열었던 이벤트에 운좋게 당첨된 것 뿐이다. 사실 수록된 작품들이 그렇게 괜찮다는 인상은 받질 못했다.
이문열『세계명작산책』살림
예전에 이 책을 두고 '이문열이라는 이름에 이를 박박 갈면서도 어쨌든 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에 출간된 세계명작 앤솔러지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앤솔러지가 아닐까. 물론 선정자의 정신나간 취향이 드러나긴 한다. 가령 1권 「사랑의 여러 빛깔」에는 정작 제대로 된 로맨스 작품이 거의 없고, 2권 「죽음의 미학」에는 초장부터 미시마 유키오의 정신나간 단편 「우국」이 수록되어 있는 식으로.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 해도 정말 최정상급의 앤솔러지인 것만큼은 분명...

한국문학
강명관外『공부의 즐거움』위즈덤하우스
공부 좋아하기로 유명한 명사들을 모아둔 건 좋은데, 그래놓고서 시킬 짓이 '난 어떻게 성공했소' 하는 식의 자기자랑밖에 없었을까? 그저 목차에서 필진들의 이름을 확인해두었다가 그들의 저서를 하나씩 읽어보는게 더 내실있는 독서가 되리라.
김훈 『남한산성』학고재
일전에도 몇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김훈만큼이나 내게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작가는 드물다. (링크) 굳이 꼽자면 이영도 정도나 들 수 있을까. 여하간 이 사람에게서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을 접게 된 건 『개』 때부터였다고 기억한다. 해서 『남한산성』이 발표되었을 때도 좀 심드렁한 심정으로 들으며 주문했었다. 글쎄. 물론 『개』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언론에서 호들갑 떨던 것처럼 '끝내주는' 글은 아니었다. 그저 그냥 그대로 가면 밥은 안 굶고 살만하겠다 싶은 정도랄까...
기형도『기형도 전집』문학과지성사
작년에 휴학하기 전, 숙소 인근의 모 서점에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가 마땅치 않아 짚히는대로 사들고 온 책이었다. 정작 시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몇 번 들춰보다 만 상태로 묵혀두다 올해 들어서야 읽은 것인데... 그냥 괜히 샀지 싶었다. 여전히 시는 내 분야가 아니니 평가할 부분은 아니지만 산문은... 글쎄다. 비범한 시재(詩材)를 확인하기엔 영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김수영『김수영 전집』민음사
「시」 편은 진작에 생일 선물로 받아서 읽었었고, 올해 읽은 책은 「산문」편이었다. 시인의 외모 때문인가.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필치를 예상했거늘 정작 그의 필치는 수더분하기 그지 없었으니... 비유하자면 '젖은 88 라이트' 같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물론 그런 느낌도 나쁘지 않더랬다. 확실히 좋은 시인은 좋은 산문을 쓸 줄 안다. 『김수영 전집』을 읽다 알게 된 사실 하나. 김수영이 번역했다고 알려진 작품 중에서 적어도 한 작품은 그가 직접 번역한게 아니다.
김이환『양말 줍는 소년』황금가지
리뷰(2008/06/26)
나승규『해한가』시드노벨
꽤 오래전부터 쓰겠다고 설레발쳐댔으면서도 결국 나는 이 소설의 리뷰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써놓은게 없는 건 아니다. 이미 써놓은게 A4 7페이지 분량. 나머지로 계획했던게 4,5페이지 쯤 남았긴 하지만, 지금 상태로도 업로드하기에 부족한 분량은 아니다. (심히 허접할 거라는게 문제지...). 글쎄. 이 소설에 대한 내 입장 변화는좀 묘한 구석이 있다. 읽을 때는 굉장히 몰입했으면서도 읽고 나서는 사정없이 후드려까댔고, 그러면서도 장문의 리뷰를 썼다. 그러다 이글루스 등지에 『해한가』리뷰가 수두룩하게 올라오게 되면서부터는 나도 그냥 시들해졌고... 앞으로도 그 미완성 원고가 완성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가끔 사람들이 "왜 서평 안써요?"하고 놀릴 때나 이야기하게 되겠지.
듀나 『용의 이』북스피어
다 읽긴 읽었으되... 작가로서의 듀나는 서서히 하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태평양 횡단특급>에서 그가 구사하던 군더더기 없고 정갈한 문체는 다 어디로 갔는지. 그가 쓰는 글의 길이는 점점 더 길어지지만 그만큼 씁쓸함도 늘어간다. 그건 그렇고 듀나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안다는데, 신비주의 전략도 이제 그만두는게 낫지 않을까? 이미 듀나가 자신의 비밀을 비싸게 팔 수 있는 시기는 지난 듯 한데.
정은궐『해를 품은 달』시공사
그놈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판평대...때문에 읽어야 했던 작품. 로맨스 소설은 전혀 읽어보질 않았던 지라 내심 걱정했다가, 의외로 잘 읽히는 것에 신기해하며 읽었었다. (최근에 『타임 패트롤』을 읽으면서도 느꼈었지만, 나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내 자신의 적응력을 지나치게 낮게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꼴에 전공자랍시고 중간 중간에 튀어나오는 한문 경구들에 감탄하기도 했고. 작가가 공부를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중국문학
풍몽룡『동주 열국지』김구용, 솔
리뷰(2008/02/28)
오승은『서유기』서울대, 솔
리뷰(2008/06/05)
포송령『요재지이』김혜경, 민음사
청나라 때 엮인 중국 괴기담 모음집. 뜻밖에 골때리는 이야기가 많다. 예컨대 주인공 사내가 여행을 하던 중에 왠 미소년이 자기를 꼬시길래 관계를 맺었는데 주인공 사내의 '그것'이 엄청난 대물이었던지라 미소년이 뒷구멍으로 피를 쏟아냈다는 이야기라던가... 이처럼 외설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에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이야기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던 작품. 이런 원전에서 기껏 《천녀유혼》같은 로맨스물이나 뽑아낸 걸 보면 참... 

영미문학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최용준, 시공사
리뷰(2008/01/22)
마리니外『드라큘라』이병수, 이룸
피귀르 미틱 총서 13번. 흡혈귀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다룬 책이다. 물론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은 스토커의 『드라큘라』. 꽤 흥미로운 책이다. 다른 책도 이 정도라면 피귀르 미틱 총서를 다 사는 것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스토커『드라큘라』이세욱, 열린책들
정보(도서 창고 위키)
영화나 만화 등 곁다리 작품들로만 접해오다 올해 들어서야 겨우 원전을 읽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다. 한 편의 근사한 작품이 후대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알려준 작품. 
애덤스『워터십다운의 열한마리 토끼』햇살과나무꾼, 사계절
출근 중에 읽다가 몇 번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치게 만들었던 소설. 띠지의 광고 문구가 과장 광고로 보이지 않은 경우도 정말 오랜만이다.
앤더슨『타임 패트롤』김상훈&이정인, 행복한책읽기
리뷰(2008/12/22)
1권은 좀 심드렁하게 읽었다만 2권에선 정말 기절초풍해하며 읽었었다. 원 세상에 내가 SF소설에 이렇게 빠져드는 날이 올 거라고는...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정영목, 민음사
리뷰(2008/05/22)
위벌리『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박중서, 뜨인돌
이래저래 호평을 많이 듣기도 했다만, 50년이나 지나서도 읽힐만한 글은 아니지 싶다. 딱 1950년대 미국에서나 공감을 살만한 그런 정치적 유머가 담긴 책이라 해야 하나.
톨킨 『북극에서 온 편지』김상미, 씨앗을뿌리는사람
간만에 Yes24에 들어갔다가 무려 50% 할인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어이 없어하며 사온 책일 게다. 세상에 아무리 출판계가 어렵다 해도 그렇지 톨킨의 책이 그런 대접을 받는 걸 그대로 넘기기는 어렵다.
홀드스톡『미사고의 숲』김상훈, 열린책들
번역자로서의 김상훈 씨에 대해 고민하게 했던 책...

독일문학
호프만『악마의 묘약』박계수, 황금가지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는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 묵은 책이 아닐까 싶다. 2004년에 샀던 책을 2008년에야 읽었으니. (정말 생각 없다 싶을 정도로 책을 무작정 사모으던 시절이라, 우리 집 서가에는 아직도 그 시절에 사놓고 못 다 읽은 책들이 여러 권 된다) 그닥 신통찮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도플갱어라는 소재를 이런 식으로도 써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

프랑스문학
스탕달『적과 흑』김붕구, 범우사
지라르의 비평 때문에 읽게 된 책. 그 전에 한 번도 읽은 바 없고 한 번도 들은 바 없었건만, 지라르의 비평 속에서 이 소설은 정말 재밌어보였다! 과연, 나로서는 상당히 호의를 두고 읽을만한 소설이었다. 한 때 플로베르를 흉내내어 "쥘리앙 소렐은 바로 나다!"라고 외치고 다니던 시절마저 있었으니... 허나 역시 재미로 따지면 비평보다도 덜했던게 사실.
아미엘『아미엘의 일기』김욱, 바움
어디에선가 '평생 고독하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은 막장 인생을 보낸 남자의 일기'라는 설명을 듣고는 사서 본 책이다. 상당히 기대(?)를 갖고 사봤다만, 결과는 그저 그랬다. 그 전에 『최강전설 쿠로사와』나 『죄와 벌』 같은 작품들을 읽었던 탓인가도 모르겠으나, 글만 봐선 뭐 심드렁할 따름인지라. 물론 그의 인생 자체는 우울하기 그지 없지만. 그러고보면 프레데릭 아미엘은 평생 '1만 7천 페이지의 일기'를 남겼다는데 국내에 출간된 책은 어찌 500페이지가 좀 안되는 '얄팍한' 책 뿐인가. 필시 발췌본일 텐데, 거기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는 출판사가 괴씸할 다름이다.
에메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이세욱, 문학동네
리뷰(2008/02/28)
사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보다는 『세계명작산책』에 실린 「사빈느」가 훨씬 근사했었다.

러시아문학
도스토예프스키『분신 / 가난한 사람들』석영중, 열린책들
서간체 연애 소설. 예전에 본 중역본과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놀랐엇다. 그 판본에서는 서로 좀 더 노골적이고 '연인' 같은 분위기도 더 컸었다. 그에 비하면 열린책들 판본은 좀 무뚝뚝하게 옮겨진 편이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여자 쪽에서 전해오는 '어릴 때 좋아했던 가정교사'가 더 기억에 남는다. 질척질척하고 음울하고 슬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죄와 벌』홍대화, 열린책들
리뷰(2008/03/17)
조유선編『도스또예프스끼 읽기 사전』열린책들
알라딘 중고샵에서 놀다가 우연히 발견하곤 덥썩 물어온 물건. '도서 창고 위키'의 러시아문학 파트는 이 사전이 없었다면 거의 채워지질 못했을 게다.

역사
츠바이크『광기와 우연의 역사』안인희, 휴머니스트
역사서라기보다는 역사적 장면을 극화한 단편 모음 정도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싶다. 하기사 시오노 나나미의 책도 일단은 역사서라고 하는 판국이니...
플루타르코스『플루타르코스 영웅전』천병희, 숲
다 좋은데 편집 미스. 『그리스를 만든 영웅들』에서「테미클레토스 전」끝부분이 뭉텅 잘려나가고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가격을 비싸게 매기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런 건 좀 용납하기 어렵다. 출판사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항의하려 해도 영 찾을 수 없으니...

기타
김욱동『번역인가 반역인가』문학수첩
번역 테크닉에 대해 가르쳐주는 책. 김욱동 씨가 번역한 책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영어 공부하는데 제법 도움은 되겠다 싶었다. 영어 공부가 뜸한 요즈에 와선 잘 안보는 책.
바우텔『무기의 역사』박광순, 가람기획
순전히 판작안 때문에 사봤던 책. 내가 밀덕후는 못되는구나 하는 것만 자각하고 끝났을 뿐이다.
줄레조『아파트 공화국』길혜연, 후마니타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실패한 주거 모델로 치부되는 아파트가 어떻게 한국에서는 그런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규명한 책. 지지세력이 필요했던 군부 정권과 귀족적 삶·재산 증식을 원했던 중산층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통찰은 날카롭다. 앞으로 한국의 '~방' 문화(찜질방, 노래방, 피시방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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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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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쯤 작성해뒀던 평을 뒤늦게나마 올린다. 가능한한 읽자마자 올리는 것이 책의 예의겠지만, 판평대를 진행하는 도중에 그 심사 대상의 평을 올린다는 것은 그다지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으리라. 그것이 호평이건 악평이건. 끝나고서 하는 말이지만, <바람의 열두 방향>이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여름달님 말씀대로, 재미있기는 한데 영 지루하다. 아니, 정확한 표현으로는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해야 하리라. 작품 수준도 괜찮고, 번역도 깔끔하다 여기면서도(읽을 때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바닥에서 보기 드물게 신뢰받는 역자 중 하나란다) 영 내키질 않아 쉬어가며 4일만에 겨우 읽었으니... 이런 책이 이리도 안읽힐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작품의 수준이 반드시 가독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 것일까?

근래에 하도 책더미에 묻혀 살았던 탓에 머리에 쥐가 나 있었던 걸까? 마지막 단편을 다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이제 지라르를 읽을 수 있겠구나!" 였던 걸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아마, 판평대 때문에 책을 억지로 읽어야 했던 사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다치바나 다카시가 책을 빨리 읽으려면 '그 책을  서둘러 읽지 않으면 안될 환경을 조성해 스스로를 몰아붙이라'고 이야기했던게 생각나는데, 그것도 역시 사람 나름인 모양이다. 좋은 책도 의무로 읽으려면 영 못 읽어내는 걸 보니...

 아래는 단편집에 실린 작품에 대한 단평.
 
 

  1. 샘 레이의 목걸이 : '신선놀음 하다 보니 도끼 자루 썩었네' 류의 시간여행물. 서사도 <술이기(述異記>에 실려 있다는 그 고사과 별 차이가 없다. <로캐넌의 세계>의 애독자라면 그 작품의 발단이 되었다는 사실에 흥미로워 하겠지만, 작품 자체로는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 헌데 이 경우는 고대 중국인들의 상상력에 감탄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르귄의 상상력을 탓해야 하는 것일까?
     
  2. 파리의 4월 : 역시 시간여행물이지만 <샘 레이의 목걸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유쾌한 작품. 타임머신을 통해 먼 과거와 먼 미래의 인물과 사귄다는 상상은, 꽤 흔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근사한 공상이다. 단편집에 실린 시간여행물 중에서는 드물게 유쾌한 색채를 띄고 있는 작품인데, 아마 이것은 주인공이 '원래 세계에서 별로 존중받지 못하던' 인물이라는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3. 명인들 : 제목에서 얼핏, 헤세의 <유리알 유희>를 떠올리게 했던 작품. 이 작품도 '예술가 소설군'에 들어갈 수 있는 작품이니 크게 달리 해석한건 아니리라. '예술가는 억압과 통제 너머에 있는 진리를 꿈꾼다'는 주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책에서 시간여행 다음으로 가장 즐겨 쓰이는 소재다. 보통 작가들이 이런 장르에서 자신을 투영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보면 이런 작품들에서  르귄의 속마음을 짐작해볼 법도 한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그 결론이 일관되지 않아 르귄이 무얼 말하고 싶어하는지  파악하기가 썩 쉽지 않다.
     
  4. 어둠상자 : 어둠이 왕에게서 왕자로 계승되는 것을 보면 '어둠'이란 권력자 사이에서 대물림되기 마련인 어떤 상처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다. 영웅 서사시에서 영웅 앞에 으레 등장하곤 하는 정신적 장애물 같은 것이 아닐까. 극복해낸다면 '왕'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몰락을 가져다줄 그런.
     
  5. 해제의 주문 : <샘 레이의 목걸이>와 마찬가지로 작자의 다른 작품과 연결지을 수 있다는 데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작품. 굳이 카테고리를 부여한다면 '성장물' 정도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6. 이름의 법칙 : 역시 다른 작품과 연결지을 수 있다는데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작품. 고유명사를 의역하는 시도가 돋보였던 작품. 르귄의 작품에서는 '진짜 이름'이라는게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나온다는데, 르귄은 'Underhill'에 대한 번역으로 '언더힐'과 '언덕아래'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까? 톨킨이라면 후자 쪽이 확실하지만.
     
  7. 겨울의 왕 : 시간여행물. 시간 여행이 행인지 불행이었는지 확실치 않다. 아르가벤 왕에게 있어 그것은 강제된 여행이면서도, '왕이 아닌 아르가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 좋은 기회였을 테니. (이것은 이 단편집에 실린 시간여행물중에서 시간여행이 '자아상실'이 아닌 '자아 발견'을 위해 사용된 거의 유일한 예다) 빠른 귀국을 하며 아르가벤 왕이 느겼을 감정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한편으로, 이 작품은 내 자신에 잠재된 성편견을 깨우쳐준 '유익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의 식중에 등장인물들에 '성별'을 넣어 상상하다가, 역자 후기를 읽고서야 그들에게 성별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란.
     
  8. 멋진 여행 : 마약...을 소재로 한 글인데, 사실 별로 관심 가는 부분이 아니었다. 도통 글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있어서 그냥 넘거버렸던 작품.
     
  9. 아홉 생명 : (작자의 말에 따르면) '클론'에 대해 다룬 하드 SF. <플레이보이 SF 걸작선>(황금가지)을 통해 본 적이 있는 작품인데, 당시 그 책을 상당히 지루하게 읽었던지라 그냥 새로 읽는 작품처럼 읽었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클론들은 인간보다는 차라리 개미같은 군집 생명체를 연상시키던데, 그렇다면 '아홉 생명'이라는 제목도 살짝은 어폐가 있는게 아닐까?
     
  10. 물건들 : 넓게 보면 이것 또한 '예술가 소설군'에 집어넣을 수 있지 않을까. 결정적 도약은 남의 손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마음에 안들긴 해도.
     
  11. 머리로의 여행 : 이것도 시간여행물이라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럴 것이다. 이 단편집에 담긴 시간여행물이 전제하고 있는 것은 '지난 세계와의 단절'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자아 상실'을 그리고 있는 것도 다른 시간여행물들과의 특징과 일치한다. 생각해보면 시간여행에 대한 르귄의 태도는 <파리의 4월>이나 <겨울의 왕>만 제외하면 대체로 부정적인 편인데, 아마 시간 여행으로 인한 '자아 상실'을,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역자 후기를 보니 루이스 캐롤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와 비슷한 부분을 찾았다고 하는데, 나중에 한 번 알아봐야겠다)
     
  12.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 시간여행물. 다른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종 어두운 분위기였는데, 유독 뒷맛이 씁쓸했던 작품이다. <파리의 4월>과는 달리 '원래세계로의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일까? 주인공의 '선택'이 차라리 '강요'된 것에 가깝게 보였던 것도 그 때문이리라. 어찌보면 <파리의 4월>과 유사한 결론을 맺은 셈이지만, 그 색채는 전혀 다른 것 또한.
     
  13. 땅속의 별들 : 죽은 뒤에야 가치를 인정받았던 예술가들(특히 필립 K. 딕)을 생각하게 했던 작품. 독자된 입장에서는 '명작'을 발굴해내는 것이 더 기쁜 일이겠지만 과연 예술가들 또한 그리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14. 시야 : 다소 삐뚤어진 예술가물? "우자들은 언제나 선각자를 이해하지 못하노라~" 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15. 길의 방향 : 주인공 나무에게 선생님이 있다면 물리학 점수는 0점을 주지 않을까? :) 어린 시절에 간혹 하곤 했던 상상이지만, 그걸 또 작품으로 보니 재미있다. 어린 딸에게서 영감을 얻었다는 <어둠 상자>보다도 훨씬 동화에 가까운 작품이다.
     
  16.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 방금 목차를 다시 확인하기 전까지 <희생양>이라는 제목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민망스런 일이긴 해도, 그다지 이상하다 할 것은 없는 일이다. 사실인즉슨, 이 작품은 온전히 '희생양'이란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우화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프랭크 오코너의 <나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설명하기 위한 우화나 다름없는 것처럼.
     
  17. 혁명 전날 :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했다면, 나는 이 작품을 좌파 출신 - 혹은 좌파에서 전향한 - 작가의 정치적 히스테리가 녹아난 작품으로 여겼을 것이다. (실은 지금도 의심하고 있다) 자신의 신념에 가장 투철했던 자가 결국 자기 신념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현장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마르크스가 살아서 스탈린 치하의 소련을 봤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과 비슷한 심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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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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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사

아프락사스(주최자, 심사위원)
 
드디어 심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달 반 동안 준비해온 행사를 이제 마감하게 되었다 하니 좀 묘한 기분입니다. 아마 저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기가 참 어려웠겠지요. 선뜻 후원에 나서주신 황금가지나 판평대 전용 공간을 마련해주신 판갈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특히 준비부터 심사 종료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도움을 줬던 듀론9G 씨의 노고는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대회 내내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본 대회가 첫 회였다 보니 참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가령 부상 선정만 해도 정식 공고 직전까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상당히 많은 고심을 해야 했고, 심사기준을 선정의 경우는 폐회 직전까지도 심사위원들을 괴롭히는 사항이었습니다. 거기에 외부 홍보나 심사평 작성, 점수 확정 같은 것까지 더하자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겠지요. 원래부터 골치를 썩을 수밖에 없었던 부분도 있었던 반면, 경험 부족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되는 고생을 해야 했던 경우도 허다합니다. 돌아보면 그저 암담할 뿐이지요. 그럼에도 성원과 기대를 보내주셨던 참가자, 관람객 여러분들께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접수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약 31일간의 응모기간동안 아홉 분의 평자에 의해 21편의 원고가 응모되었습니다. 주최측이나 심사위원들이 본 대회를 '테스트' 차원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주최 단체(DC 판갤)에 대한 불신감, 불충분한 홍보, 미숙하고 어정쩡한 일처리 따위의 악재들이 산재해 있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만족할 정도이지 않나 싶습니다. 2회, 3회 판평대가 열리게 된다면 본 대회의 인지도도 점점 올라갈 테고, 그렇다면 응모 편 수도 점차 해결되겠지요.
 
다만 일부 평자들의 '불친절함'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지적하고 싶습니다. 가령 저자, 역자, 출판사 등의 서지사항을 밝히는 기본적인 작업에서조차도 무성의함을 보이는 분들까지 계시더군요. 물론, 접수된 작품의 상당수가 단일 출판사에서 소개되고 있는 까닭에 굳이 세세하게 소개할 필요도 없는 작품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해외 작품 - 특히 다수 출판사에 의해 소개된 바 있는 작품들 - 을 소개하는 평자가 역자나 출판사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경우를 보고서는 난감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가산점 사항 중 '서지사항 소개 충실도' 부분은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불친절한 평자를 나무라는 용도로 쓰이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번역의 충실도에 대해 알려주는' 평자를 우대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준이었지요) 접수되는 원고들의 획일화를 막기 위해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던 주최측의 탓도 있기야 하겠습니다만, 장르 문학 팬덤들이 번역의 충실성에 유독 민감한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하면 의외이기까지 합니다.
 
거기다 적은 인원으로 응모된 원고와 해당 작품을 모두 읽어야 하는 이중고(?)를 겪다 보니 심사가 다소 부실해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특히 예상과는 달리 '가산점수'가 의외로 큰 비중을 발휘하게 된 것도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야 어쩔 수 없었다지만 다음 대회에서는 꼭 보완하고 싶었던 점입니다.
 
 
 듀론9G(심사위원)
 
 우선 제 1회 판평대에 참여해 총 21개의 리뷰를 응모하여주신 9명의 참가자분들과 대회 상품에 도움을 준 출판사 황금가지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먼저 전하며 이렇게 심사평을 올립니다.
 
저는 원래 판장대를 기획중에 있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획을 취소하고 아프락사스가 계획중이던 판평대에 약간의 도움을 주려고만 했으나 심사위원을 공모하는 데에 있어서 판타지 갤러리의 반응도 좋지 못한 편이었고 실제로 심사위원이 모이질 않아 곤란하던 차에 아프락사스의 요청으로 예정에 없던 심사위원을 맡게 되어 응모작들을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갑작스런 연유로 작품을 심사하게 되었기에 개인적으로 판평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짓는 것에 대하여 약간의 불안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나름 최선을 다하여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노력했으니 감안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판평대 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미 주최자인 아프락사스가 밝힌 대로 점수는 최고 60점으로 각 심사위원이 산정한 점수를 채점한 뒤 이를 평균을 내어 기본점수를 산출하고 여기에 각각 10점씩 배당된 4가지의 가산점수를 더해 총 100점을 만점으로 정하여 점수를 계산하였기에 심사위원의 주관이 비교적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수는 60점이 할당된 기본점수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사위원인 저에게 할당된 점수에 대한 개인적인 심사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비평글의 가독성을 중심으로 글의 흥미성, 글 구성의 일관성 통일성 등을 감안해서 글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고려하여 평가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무언가 복잡하고 어렵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사실 글의 구성에 대한 고등학교 수준의 기본적인 지식수준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고 심사평에서 구태여 하나하나 따져가며 언급할 생각이 없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여, 이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얼마나 독자들에게 잘 읽히는지, 독서의 의욕을 북돋우는지, 그리고 글의 완성도가 어떠냐를 중심적으로 평가하였습니다. 혹, 좋은 리뷰에 무슨 통일성이니 완성도니 하는 것을 따지느냐 물으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읽기 좋고 머릿속에 잘 들어오는 글을 기본적으로 글의 구성이 훌륭하다는 점을 미리 상기하신다면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 그럼 이제 제 1회 판평대 응모작들의 심사평를 간략히 공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사기준
 
 1. 기본 점수
 - 심사위원의 개인 점수를 60점 만점으로 계산하여 각자의 점수를 낸 다음 평균치로 산출한다. 단, 심사위원의 주관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점수 기준은 통일했다. 40~45점이면 평작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2. 가산점
 - 심사위원들의 주관만으로 심사하는 것은 무리겠다 싶어 평가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한 점수다. 가산점에 할당된 점수는 40점 만점이며, 총 4가지 항목에 의해 평가했다.
 
 가. 맞춤법을 잘 지키고 있는가? (아래의 표에서는 '맞춤법')
  (1) 10점 - (오류 갯수/페이지수)/2
 
 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가? (아래의 표에서는 '선정작')
  (1) 국내에서 출간된 적이 없을 경우 0점 처리
  (2) 출간되었더라도 절판되어 더이상 구할 수 없을 경우 0점 처리.
  (3)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일 경우 5점 감점
      - ex: 베스트셀러, TV프로그램 소개, 고정 명작 리스트 등)
  (4) 문학상 수상 전력이 있는 작품일 경우 2점 감점.
 
 다. 가독성은 좋은가? (아래의 표에서는 '가독성')
  (1) 주요 용어, 개념어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마다 1점 감점.
  (2) 문단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5점 감점.
  (3) 소문단 제목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면 2점 감점.
 
라. 서지사항을 충실히 알려주고 있는가? (아래의 표에서는 '서지사항')
  (1) 비평 내에서 작가 이름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시 2점 감점.
  (2) 비평 내에서 작품명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시 2점 감점.
      - 단편집이나 연작소설집이 몇몇 작품만 알린 경우에는 부분점수 처리.
  (3) 비평 내에서 (번역작의 경우) 역자명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시 2점 감점.
  (4) 비평 내에서 출판사명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시 2점 감점. (국내 기준)
  (5) 비평 내에서 출간연도를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시 2점 감점. (국내 기준)
      - 번역작의 경우 원작 연도 밝힐 시 부분점수 처리)
 
 
심사평
 - 심사평 개재 순서는 소개작품의 장르순과 동일하다.
 
 
1. 이지환, 화홍 & 정은궐, 해를 품은 달 - 과객
 
듀론9G : 처음 이 리뷰를 접했을 때의 느낌은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단, 분명히 장르소설의 범주에는 포함되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로맨스소설을 대상으로 작성된 리뷰였었고 또한 글에서 다루고있는 소설이 두가지라는 점에서 판평대를 준비해온 입장에서 응모자들이 다룰 것이라 생각한 부분의 외적인 특징을 가진 리뷰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장르소설의 범주에 포함되고 리뷰가 재미있으면 그만이기에 별 다른 편견 없이 작품을 평가 하였습니다.
 이 리뷰는 기본적으로 소개-요약-배경-성격-구성-결말-마무리 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각 항목에 따라 화홍과 해를 품은 달 두가지를 비교 혹은 대조의 방식으로 글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을 찬찬히 살펴보면 고구마와 감자를 이용한 비유라던가 글 전체에 계속 이어지는 두 작품의 성향 분석을 통하여 각 항목을 중심으로 작품의 장점과 단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글쓴이가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러나 비교 항목을 설정한 기준이 그다지 체계적이지 못하여 글을 읽어가는 내내 리뷰가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들며 앞에서 말한 이야기를 뒤에서 갑작스럽게 보충하여 이야기가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결정적으로 배경에서 다룬 고증에 대한 글쓴이의 의견이 자기모순의 오해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리뷰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어 리뷰의 가치를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배경으로 조선이 사용되지 않는 보편적인 이유를 먼저 말한 뒤 화홍에서는 나라 이름을 조선으로 설정하지 않은 것을 앞선 이유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유로 설명하여 독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비교분석 글이 가지는 특유의 장점으로 인하여 글의 가독성은 그다지 나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익히 다루지 않는 로맨스소설을 다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리뷰는 아니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프락사스 : 다른 심사위원님도 말씀하셨지만, 응모 자체로 심사위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준 리뷰였습니다. 로맨스 장르의 응모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바였으니까요. 기성문학 일변도의 문학판을 비판하곤 하는 장르문학 내에서조차도 'SF&Fantasy' 중심의 이중차별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운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일단 이 리뷰에는 그 형식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응모된 비평 중에서는 - 챕터 구분과 소제목을 사용함으로써 - 글의 흐름을 가장 잘 통제한 작품 중 하나였기 때문이지요. 물론 '비교비평'이라는 참신한 방식을 도입한 것도 넘어갈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로맨스 장르에 익숙치 않은 독자들에게 로맨스의 코드에 대해 설명하고, 또 작품들의 장단점을 드러내기에 적절한 방식이었다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소설의 내용을 이야기하면서도 단순히 줄거리를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로맨스 장르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부분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 설명들은 저처럼 로맨스에 익숙치 못한 독자들에게 로맨스 장르에 대해 어느 정도 알려줌과 동시에, 소개된 작품들(화홍, 해를 품은 달)이 그 장르 안에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소설인지 짐작하게 해주겠지요. 그런 부분이 가장 빛난 것이 '결말' 챕터가 아닐까 합니다.
 단점이라면... 일단 대화체로 편하게 쓰여진 탓인지 여기저기 군더더기 문장들이 보인다는 점을 들 수 있겠지요. 특히 '마무리' 챕터가 그런 측면이 강한데,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문장들이 여럿 보입니다. 치사한(?) 지적이긴 한데, 분명 짚어야 하는 점입니다. 독자들은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비평(혹은 서평)을 읽는 것이지 평자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필요 없는 문장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습니다.
 
 
2. 김용, 소오강호 - 예니체리
 
듀론9G : 익히 잘 알려진 무협이라는 장르의, 역시 익히 잘 알려진 작가 김용의 작품인 소오강호를 대상으로 쓰여진 이 리뷰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그런 글입니다. 글이 짧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나 이 글의 큰 문제점은 도입부까지는 괜찮았음에도 정작 제대로된 작품 소개는 글 분량의 1/3이 채 되지 않으면서 리뷰의 마무리로 이어졌기 때문에 가독성 자체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마치 소오강호에 얽힌 자신의 가정사에 대한 썰을 푸는 듯한 내용의 글로 성격이 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도입부에 작품에 얽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삽입하여 그 시작은 부드러웠던 점에 나름 점수를 주고는 있으나 글 자체의 불균형적인 구성으로 인하여 그 가치가 떨어진 아쉬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프락사스 : 역시 가장 문제되는 것이라면 '가정사'에 대한 썰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겠지요. 다치바나 다카시같으면 대번에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으니 책이 어떤지나 빨리 말해주시오"라고 하겠지요. 굳이 가정사 부분을 쓰고 싶었다면 가정사 부분의 역할을 도입부 정도로 국한시키는게 더 나았겠지요. 그러지를 못해 쓰다 말았다는 인상까지 주고 있습니다만. 평자 자신의 사담은 블로그에 가벼이 쓰는 감상문에라면 모를까 이런 비평(혹은 서평)에서는 절대 피해야 할 소재입니다. 앞서 다른 작품에서 꺼냈던 '독자들은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비평(혹은 서평)을 읽는 것이지 평자의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는 말은, 이 비평에 가장 철저하게 - 그리고 가장 잔혹하게 - 적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3. 김용, 연성결 - Blues
 
듀론9G :
 
  출판된 특정 도서를 대상으로 리뷰가 작성되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서사시를 주제로 작성된 리뷰라 감점의 대상이 된 작품들입니다. 아쉽게도, 이 세 리뷰들은 해당하는 서사시로 출판된 도서를 대상으로 작성되었다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수 있었겠지만 막연하게 단순히 서사시들을 각각 리뷰함으로써 독자들이 해당하는 서사시와 관련된 어떠한 도서를 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잘 다루지 않는 인도의 신화와 전설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예 쓸모가 없는 그런 리뷰는 아닙니다. 글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쉽게 흥미를 가지지 않는 인도의 신화와 전설을 대상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나름대로 서사시에 대한 대략적인 요약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 리뷰의 대상이 된 서사시들이 당금의 장르소설계에서 가지는 의의를 언급하였기에 리뷰 자체의 가치는 의외로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하바라타는 비교적 그 구성이 알차고 균형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나머지 두 서사시인 라마야나와 판차탄트라는 괜찮은 도입부로 시작해 무난한 설명을 지나 갑자기 이야기가 끝나버린 듯한 마무리로 리뷰가 끝나버렸는데, 특히 판차탄트라는 대충 만들어진 듯한 단순설명에 치중한 내용과 구성으로 인해 성의가 없어보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듀론9G : 앞서 평가한 소오강호와 같이 이번에도 작가 김용의 연성결이라는 작품을 대상으로 쓰여진 리뷰입니다. 이 작품은 가독성이 꽤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도입부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뚜렸하고 널리 알려진 단점을 먼저 제시하여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뒤, 그럼에도 작품을 옹호하는 글쓴이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설득하고 있으며 어려운 단어나 내용이 그다지 없어 일단 리뷰 자체는 부드럽게 읽히는 장점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또한 김용이라는 작가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들과 글쓴이 스스로의 평가가 삽입되어 작가에 대한 경향이라던가 특징들을 파악할 수 있는 작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꽤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드럽게 시작된 글이 조금 서둘러 끝낸 듯이 짧게 마무리가 되어 조금 깔끔하지 못한 입맛이 남으며 글의 후반부에 나오는 각 인물들의 나열은 아직 책을 읽지 않아 무슨 소린지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생소함을 가져다 주기에 이러한 몇몇 단점은 리뷰를 조금은 아쉽게 보이게 합니다.
 
아프락사스 : 전체 분량의 상당수가 김용 소설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할애되어 있는데도 김용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장점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언급해가며 별 치우침 없이 조목조목 풀어나가고 있는것도 좋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겠고요. 개인적으로는 제게도 김용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해준 리뷰였어요. 원래 무협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작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건 다소 약한 감이 있더군요. '이런 단점이 있지만 저런 장점이 있어 추천할 만하다'로 균형이 맞춰지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용 소설의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난 작품인데 - 평자에 따라서는 김용 답지 않다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 왜 그것이 재미있는 것인지 좀 더 분명한 어조로 설명해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보태기'의 형태로 들어간 포우 소설과의 연계성도 좀 더 깊게 이야기되었으면 좋겠다 싶고요.
 
 
4~6. 라마야나,마하바라타,판차탄트라 - 예니체리
 
 ※ 비록 각각 다른 세 작품이 응모되었지만 작성자가 같고 모두 인도의 신화와 전설을 다루며 글의 구성이 흡사하기에 한 번에 심사평을 작성하였습니다.
 
듀론9G : 출판된 특정 도서를 대상으로 리뷰가 작성되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서사시를 주제로 작성된 리뷰라 감점의 대상이 된 작품들입니다. 아쉽게도, 이 세 리뷰들은 해당하는 서사시로 출판된 도서를 대상으로 작성되었다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수 있었겠지만 막연하게 단순히 서사시들을 각각 리뷰함으로써 독자들이 해당하는 서사시와 관련된 어떠한 도서를 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잘 다루지 않는 인도의 신화와 전설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예 쓸모가 없는 그런 리뷰는 아닙니다. 글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쉽게 흥미를 가지지 않는 인도의 신화와 전설을 대상으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나름대로 서사시에 대한 대략적인 요약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 리뷰의 대상이 된 서사시들이 당금의 장르소설계에서 가지는 의의를 언급하였기에 리뷰 자체의 가치는 의외로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하바라타는 비교적 그 구성이 알차고 균형적이었을지는 몰라도 나머지 두 서사시인 라마야나와 판차탄트라는 괜찮은 도입부로 시작해 무난한 설명을 지나 갑자기 이야기가 끝나버린 듯한 마무리로 리뷰가 끝나버렸는데, 특히 판차탄트라는 대충 만들어진 듯한 단순설명에 치중한 내용과 구성으로 인해 성의가 없어보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아프락사스 : 심사위원 입장에서 가장 바랐던, 그러나 가장 우려했던 리뷰의 전형이 아닌가 합니다. 바랐다는 것은, 신화들이 숱한 환상 문학 소설에 장르적 원형을 빌려줘 왔음에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평을 통해 신화 속에 잠든 장르적 원형을 밝혀내는 작업은 팬덤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판타지 팬덤들을 위해 신화를 소개할 때는 신화들이 환상 문학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혹은 할 수 있는지 등 일반 소설을 대상으로 할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 많은 설명을 덧붙여야 합니다. 의미 있는 작업이긴 하지만 번거롭고, 매우 고된 작업이지요. 특히 본 리뷰들처럼 그나마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려했다'고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 세 편의 리뷰 대부분이 해당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하는데서만 그친 것은 매우 아쉬운 점입니다. 가령 <라마야나>의 경우 대부분을 줄거리 요약에 할애하고 끄트머리에 '영웅설화의 기본 라인'과 '구도의 모티브'를 '그런 것이 있다'는 정도로만 언급하고 있는데, 내용요약보다는 오히려 후자 쪽에 공을 들였다면 더 좋았겠지요. 인도 서사시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기본 줄거리부터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셨겠습니다마는 이런 데서는 외려 좀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편의 리뷰들이 대부분 역자나 출판사 등의 서지사항을 전달하는데 다소 소홀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판차판트라>를 제외한 두 평에서는 아예 판본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기까지 했지요. 현대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리뷰들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달리 서사시를 대상으로 한 비평에서 이런 점을 소홀히 처리하고 있는 점은 대단히 치명적입니다.
 서지사항을 분명히 한다는 것은 어떤 텍스트를 대상으로 했는지 그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저자나 역자, 출판사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번역서의 경우 그 성격상 번역자의 기량에 따라 그 번역 수준이 천지차이가 되니까요. 특히 신화나 서사시의 경우 그 성격상 현대문학에 비해 그 번역본이 더 많다 보니 판본이나 역자에 대해 세심히 언급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번역의 수준까지 비교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긴 하지만 '이러이러한 판본들이 있다'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굳이 도서관까지 가서 뒤질 것도 없이, 인터넷 서점 검색창만 뒤져봐도 거의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성의 차원의 문제입니다.
 
 
7.김상현, 정약용 살인사건 - Blues
 
듀론9G : 판타지 팬덤들에 추천할 만한 작품을 대상으로 작성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지뢰작을 걸러내는 목적으로 사용될만한 내용으로 작성된 리뷰라 좋은 평가는 얻지 못한 몇몇 글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작품의 주요한 단점을 여럿 지적했고 덕분에 독자들이 이 작품을 피해야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기에 그 가치가 아예 없는 리뷰는 아닙니다. 다만 장점의 언급이 없이 계속되는 단점의 부각과 부정적 어조로 인해 조금 과도한 비난을 하는 것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글입니다.
 
아프락사스 : 역사소설과 추리소설로서 어느 면이 미흡한지 조목조목 짚어내는 부분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본 대회의 취지 상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던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비록 입상을 하진 못하더라도, 본 리뷰의 가치는 입상작들에 못지 않겠지요.
 
 
8.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히스토리언 - 예니체리
 
 듀론9G :
 
 리뷰 초반 도입부분도 괜찮았고 나름대로 원작에 대한 스토리 설명에도 어느정도 충실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리뷰입니다. 그러나 문단을 나누는 데에 있어서 일관성이 없고 스토리를 설명하다가 자신의 주관을 이야기하고 다시 스토리를 설명하다가 주관적 평가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감 다소의 산만함을 느끼는 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성이라는 점이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단을 나눌 때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나누었다던가 스토리와 주관적 평가가 묶여서 잘 정리되었다면 좀 더 좋은 글이 되었을 수 있는 글입니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동일한 참가자가 쓴 다른 리뷰들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부분에 리뷰가 급하게 마무리되어 글의 균형이 맞지 않아 아쉬운 듯한 기분이 남게 되었습니다.
 
 아프락사스 :
 
 줄거리를 지나치게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걸립니다. 같은 평자가 쓴 리뷰에서는 상당히 반복되는 단점인데, 왜 자꾸 줄거리 서술에 신경을 쓰시는지 모르겠군요. 특히 이 리뷰에서는 줄거리 요약이 분산 배치되어 있어 다른 부분에 갈 시선까지 빼앗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최악이라 할 만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줄거리 요약 부분을 제거하고 다시 써보실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 정도로 아까운 부분이 많기도 하니까요.
 
 
9. 고든 R. 딕슨, 드래곤과 조지 - 예니체리
 
 듀론9G : 앞선 동일 참가자의 다른작품들과 같이 이번에도 역시 리뷰의 대부분을 단순한 스토리 설명에 그 비중을 할애한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한 간략한 주변설명과 그 작품이 가지는 의의에 대한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조금 곁들여져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소설의 배경이나 내용을 설명하는 데에 치중해있어서 리뷰가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정보로써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그렇다고 작품을 읽고싶게 만드는 무언가는 없는 글입니다. 이 리뷰는 원작에 대한 단순 내용설명을 위주로 하고있음으로 리뷰를 읽는 독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를 가늠해볼 수는 있으나 그 외로 자신의 취향이 아니면 읽을 생각이 들지 않는 단순한 정보제공에 그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프락사스 :  사실 굳이 외국 장르 소설을 소개하려 한다면 굳이 양판소와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의가 있을까 싶습니다. 양판소와 비교될 정도의 소설을 읽기 위해 굳이 오역과 절판에 맞서 싸울 필요는 없는 거니까요. 당장 <드래곤과 조지>만 해도 - 리뷰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 왕년에 그리폰 북스로 나온 뒤 절판되었다가 최근에야 복간되는 등 힘겨운 과정을 밟아왔지만, 그 정도의 고난을 겪어야 했던 해외 장르 문학 작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심지어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인 <반지의 제왕>조차도 나오는 판본마다 족족 오역 시비에 시달려야 했으니... 같은 악조건을 뚫고 접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작품들을 제쳐놓을 수 있을 정도로 <드래곤 조지>가 뛰어난 소설인가 하는 점은 실로 회의적입니다. 물론 평자에 따라서는 <드래곤과 조지>를 높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리뷰에서 드러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10. 다나카 요시키, 창룡전 - 예니체리
 
 듀론9G : 안타깝게도 판평대의 취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는 추천리뷰가 아닌 비판리뷰로써 역시 심사에 있어서 패널티를 가지게 된 리뷰입니다. 그러나 창룡전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점을 몇가지 나열하여 작품에 대한 비판을 적절히 하고 있기 때문에 리뷰 자체의 가치가 떨어진다곤 할 수 없습니다. 의외로 출품자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스토리나 플롯설명에는 큰 비중을 주지 않고 배경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한 뒤 주요한 문제점을 나열함으로써 독자들이 이 책은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적절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글의 구조가 보편적인 나열법을 이용하고 있으나 그런 이유로 인해 오히려 읽기엔 부담이 없는 글이 되어 분량에 비해 괜찮은 내용전달에 큰 어려움이 없는 글입니다.
 
 아프락사스 : <정약용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본 대회의 취지에서 어긋나는 리뷰이지요. 그저 취지에서 어긋난다는 이유만으로 떨어뜨리기는 좀 아깝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자리에서 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11. 미카게 에이지,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 9번 환자
 
 듀론9G :
 
 제 1회 판평대를 개최함에 있어서 응모된 21개의 작품 중 라이트노벨을 대상으로 작성된 두개의 리뷰중 하나입니다. 4페이지 정도의 적지 않은 분량과 더불어 작품에 대한 나름대로 알찬 분석으로 인해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카미스 레이나에 대한 설명, 주인공들의 성별이 가지는 의미, 원작가가 소설의 완급을 위해 사용한 장치에 대한 약간의 분석 등은 기본적으로 리뷰가 가지고 있어야할 대상작품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을 전반적으로 포함하고 있기에 읽는 맛은 쏠쏠합니다. 물론 작품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전무하지만 그런 작품 외적 부분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닌 양념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그다지 감점사항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결정적으로 자기모순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인데, 그 일례로 리뷰의 앞부분에선 주인공의 성별관계 설명시 남성에겐 우호적, 여성에겐 적대적이라는 분석을 한 뒤에 리뷰 후반부에서는 그것을 뒤집어 여성에겐 이해자, 남성에겐 공격적이라는 말로 바뀌어버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리뷰를 읽는 독자들에게 이상한 혼란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또한 그 내용을 설명함에 있어서 보편적으로 받아지지 않은면서 그다지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지 않은 인간의 습성을 내세워 설명함으로 인해 독자에게 혼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리뷰와는 그다지 큰 상관없이 현실의 이야기를 갑자기, 그리고 아주 짧게 끌어옴으로 인해 어설픈 마무리가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조금 아쉬워 보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프락사스 : 고백하자면, 접수되었을 때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판평대 홍보하러 다닐 때 "페이트 비평 들고갈 사람이 있을 거다"는 괴담을 듣기도 했던지라 언젠가 낚시작이 들어올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었고, 실제로 라노베 비평이 들어왔으니까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우려를 털어낼 수 있을 정도로 근사한 리뷰였습니다만. 단지, 소개 작품과의 비교대상으로 <부기팝>시리즈와 <Missing>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작 그 두 작품에 대한 언급은 소홀한 것이 걸립니다. 특히 <부기팝>에 대해서는 왜 유사한지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은데, 소개 작품과 <부기팝> 시리즈 둘 다 읽지 않은 독자로서는 어리둥절해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12. 미하엘 엔데, 모모 - 예니체리
 
 듀론9G : 한국 사회에서 꽤 알려진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대상으로 쓰여진 리뷰로써 이미 널리 알려진 작품과 그에 대한 훌륭한 리뷰가 많은 관계로 그 가치가 바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리뷰 자체도 본문을 발췌하여 넣고 작가의 말 역시 발췌하여 넣는 바람에 정말 리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분량이 꽤나 적어져 약간의 스토리 제시와 작가의 평가가 줄어들어 글 자체가 빈약해져버린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응모작 입니다.
 
 아프락사스 :1978년에 차경아 씨 번역으로 최초 소개된 이래 여러 차례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 이제는 차라리 스테디셀러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 작품을 굳이 판평대를 통해 소개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끝없는 이야기>가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평자가 작품을 '괜찮은 우화'로 보는지 '좋은 환상 문학 작품'으로 보는지 확실치가 않습니다. <모모>가 단순히 어떤 '교훈'을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읽힐 이유가 있는 작품은 아닐 겁니다. 사실 교훈만 놓고 보자면 <모모>보다는 차라리 <탈무드>같은 작품이 더 낫겠지요. 중요한 것은 환상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얼마나 잘 증명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닐지.
 
 
13. 존 밀턴, 실낙원 - 예니체리
 
 듀론9G : 무려 9작품이나 응모한 예니체리씨의 마지막 심사작인데, 결정적으로 이 작품 역시 다른 8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는 구조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다만 그 8작품에 비해서 분량이 많지 않은 와중에도 작품과 별 상관 없는 잡스런 이야기나 내용설명 등은 줄이고 이 작품의 어느부분이 흥미로운가에 대해 나름 많은 비중을 다루며 글쓴이의 의견을 피력하고있습니다. 도입부와 본문 마무리의 분량과 완급도 무난한 수준이어서 생각보단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리뷰로 평가 할 수 있습니다.
 
 아프락사스 : 같은 평자가 쓴 리뷰 중에선 가장 균형잡혀 있는 글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이 리뷰 하나에 집중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겠지요. <실낙원>이 제시하고 있는 많은 개념들이 현대에까지 깊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다만 널리 알려진 고전이라 판본이 상당히 많은 상황이니, 어떤 판본을 사용했는지 혹은 어떤 판본을 추천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못했다는게 아쉽습니다.
 
 
14. 로저 젤라즈니, 내 이름은 콘래드 - 별밤
 
 듀론9G : 아쉽게도 이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너무 어렵게 썼다."입니다. 글쓴이 본인이야 글을 쓰면서 어떻게 느꼈을지 몰라도 공대생으로써 문과적 지식엔 고등학교 필수교과 수준인 본 심사자에게 있어선 글의 시작부터 등장하는 마키아벨리적이란 단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죠. 본인이 공대생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 고등학교 필수교과과정은 제대로 이수했다는 점에 있어서 다른 독자들이 읽었을 때도 비슷한 상황을 맞딱뜨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독자들이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성인들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 점에서 이 리뷰는 가장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글쓴이 본인이 그러한 정의를 내렸는지는 몰라도 아마도 다른 사람이 평가한 내용과 비슷하게 적어내렸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 글의 구성은 도입-본문-마무리로 보여지는 큰 단락으로 나누어 작품을 다룸으로써 꽤 깔끔한 편이며 다루고 있는 내용 역시 깊고 자세한 편이라 리뷰로써의 가치는 있지만 오히려 작품을 너무 어렵게 다룬 감이 있어서 작품을 읽고자 하는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할 것인지는 조금 의문을 품을 수 있는 글입니다.
 
 아프락사스 : 작가 로저 젤라즈니, 혹은 <내 이름은 콘래드>라는 작품이 SF 팬덤들에게는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라는게 아무래도 좀 걸립니다. 물론 알려져 있다고 해봐야 '그 방면에서' 정도이고, 판타지 팬덤들이 죄다 SF골수 팬만 있는 것은 아니니 의의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본 대회의 취지를 생각해보면 좀 묘한 선택임은 분명합니다. 이 리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본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 대부분에 해당되는 사항이긴 하지만요.
 중심인물인 콘래드의 성격을 해석하기 위해 아나키즘, 마키아벨리즘과 같은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그리 효과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나키즘의 경우는 콘래드라는 캐릭터와 부합하는 단어이긴 하지만 그 단어 자체의 설명이 그리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마키아벨리즘'의 경우, 그 자체가 - 어원이 된 학자의 사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에서 - 그리 바람직한 용어라고 볼 수도 없는 부분이고요. 콘래드라는 캐릭터를 해석함에 있어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인용했던 것은 재미있는 부분이지만, 그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로서는 어리둥절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용 누설'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요.
 작품 자체를 평함에 있어서도 '뉴웨이브 운동'이나 조지 R.R.마틴같은 외부 권위에 기대고 있는것 역시 조금 걸리는 부분입니다. 기대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그에 관한 보다 친절한 설명이 아쉬웠습니다. (조지 R.R.마틴만 해도 그 팬이 아닌 이상 이 사람이 <얼음과 불의 노래>의 작가라는걸 리뷰만 보고 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뉴웨이브' 운동의 경우 그리폰 북스 판본 뒤에 붙은 역자 해설에 사용된 어휘를 그대로 가져온게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한 대목인데, 그 용어를 자세히 글 속에 풀어낼 수 없다면 오히려 쓰지 않는게 더 낫습니다.
 
 
15.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 - 별밤
 
 듀론9G : 안타깝게도 내이름은 콘래드를 리뷰하면서 저지른 단점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글입니다. 역시 꽤 어려운 표현을 사용하고 또 한 문장에 어려운 어휘를 잔뜩 삽입함으로 인해 읽는 독자로 하여금 답답함과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다분히 가지고있는 글입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내이름은 콘래드의 리뷰와 비슷하나 차이점이 있다면 도입-본문-마무리의 삼단 구성이 아닌 몇개의 큰 단락으로 소주제를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 단락 자체가 명시된 소주제에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산만하지 않고 집중된 맛은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글 자체가 가지고 있는 어휘의 한계로 인해 독자는 답답함과 지루함을 느낄 것입니다.
 
 아프락사스 : 본 작품을 '강력한 캐릭터를 무기로 읽기 쉬운 것만 읽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지적인 안일함과 싸운다'라고 평한 대목이 재미있습니다. 누군가가 <신들의 사회>를 두고 '서양 무협지 같다'라고 평한 것을 본 적도 있으니, 같은 작품에 대한 평이 이렇게 갈릴 수도 있다는게 흥미롭습니다. <내 이름은 콘라드>에서 보이는 단점들이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만 - 어떤 것은 더 심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 그럼에도 완성도는 본 리뷰가 더 높더군요. 아무래도 <내 이름은 콘래드>보다는 <신들의 사회>가 보다 캐낼 게 많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겠습니다만.
 
 
16.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 Srinberk
 
 듀론9G : 물론 분량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A4 1장을 넘는 것으로 잘만 쓰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리뷰가 나올 것으로 그 제한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지만 이것은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줄을 바꿔써서 분량을 늘린 것이 눈에 확 띄는 작품으로 성의가 없어도 너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리뷰입니다. 리뷰 자체도 그다지 작품을 자세히 다루고있지도 않아서 리뷰를 읽는 내내 그다지 작품에 대한 흥미도를 높일 수 없었다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물론 작품의 장점을 2가지로 제시하여 읽어야할 당위성을 간접적으로 제시하지만 리뷰 자체가 가지는 질적 저하로 인해 독자들에게 주는 신뢰성이 낮아짐으로 인해 리뷰 자체가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아프락사스 : 도대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분량 기준을 대폭 완화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했던 것이긴 하지만 정말 이런 리뷰가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다른 모 평자의 리뷰가 '지나치게 친절'했다면 이 리뷰는 '지나치게 불친절한' 리뷰랄까요? 작가 이름 같은 기본적인 것조차 언급하지 않을 정도니... 뿐만 아니라 소설의 내용에 대한 언급을 지나치게 꺼리는 것도 다소 걸리는 부분입니다. 물론, 줄거리 누설은 최소한으로 줄이는게 마땅합니다만, 그러면서도 작품의 가치를 최대한 잘 드러내야 하는 것이 평자의 의무이지요.
 
 
17. 스뚜르가츠키 형제,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이나 남았다 - 재건
 
 듀론9G : 작품과 작품 외적인 부분에 대한 꽤 넓은 시야로 리뷰를 구성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역시 꽤 훌륭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 작품도 근본적으로 리뷰 자체가 어렵게 작성되었다는 단점이 생겨버린 작품입니다. 독자들이 읽으면서 지루해할 수 있는 고급 혹은 전문 어휘들이 다수 출현해버렸고 주석을 과도하게 달아야할 만큼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삽입함으로써 판평대에 응모된 리뷰가 지향해야할 목표를 일부 상실한 것입니다. 또한 본문의 발췌가 너무 잦고 그 분량이 많아서 리뷰를 읽는 사람은 그 부분만 가지고는 작품을 공감하기도 힘든데 본문의 맥까지 끊기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리뷰 전반에 흐르는 글쓴이의 지식과 작품 내외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시야는 분명 리뷰가 가진 가치를 평가절하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아프락사스 : 3학점 짜리 교양의 레포트를 본 기분이었습니다. (아마 그 교양 과목에는 [러시아 문학의 이해] 같은 제목이 붙어있겠지요) 러시아 문예사조에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모를까 -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읽기도 했습니다만 - 이 작품을 처음 접한 독자에게는 그 설명이 지나치게 자세하지 않나 싶습니다. 간간히 붙어있는 주석도 단순히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이나 남았다>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자세합니다.
 
 
18. 어슐러 K.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 - qui-gon
 
 듀론9G : 무려 7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으로 응모되어 오히려 너무 길어서 독자들이 외면할 수도 있을 법한 상황을 만들어낸 리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뷰 자체는 7페이지를 읽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저것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리뷰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여타 다른 리뷰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분명히 쉽지 않은 내용과 어휘를 다루고 있으면서 비슷한 단점을 포함한 다른 글보단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는 비교적 독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속의 내용을 언급한 뒤 그 내용을 풀어주기를 반복하고 작품 내용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기 위한 시대적 정황 및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설명함으로 인해 독자들이 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쉽게 쓰여진 글은 아닙니다. 분량이 비해 빈도수는 심각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최소한 고등학교는 졸업했어야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고급어휘들이 사용되고있기에 보편성을 만족시키는 리뷰로 보기는 역시 조금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의 구성도 알차고 단락의 내용이 각각의 소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고 집중되며 글 전체에 흐르는 작품 내외의 전반적인 소개를 넘어 그 것을 연계하여 풀어낸 설명은 리뷰 자체의 가치를 드높여주는 훌륭한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아프락사스 : 작가 약력에 대해 불피요한 부분까지 파고 들고 있는 것이 걸립니다. 작가의 아버지가 누구였다는둥 어느 대학을 나왔다는둥 하는 것이 작가 소개에 굳이 필요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다거나 무슨 전공을 했다거나 하는 것이 도움될 수는 있겠지만요. 오히려 거기에 해당하는 지면을 작품 소개에 할애했다면 더 좋았겠지요. 17편이나 되는 수록작들의 목록을 한 자리에 정리해주는 건 독자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작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책에 수록된 모든 작품을 소개하지 않을 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책의 목차를 옆에 두고 평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사소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상당히 근사한 평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내용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도 거기에 대한 해석을 풀어내는 솜씨는, 본 대회에 접수된 원고 중에서는 가장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19. 어슐러 K. 르귄, 어둠의 왼손 - 별밤
 
 듀론9G : 앞선 내이름은 콘라드와 신들의 사회에 대한 리뷰에 비해 상당히 난이도가 낮아진 글로써 조금은 독자들의 보편성을 획득한 리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앞서 평가한 리뷰와 같이 역시 도입-본문-마무리 식의 구성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을 주고있으며 단락들의 내용 역시 구성된 소제목의 내용에 벗어나지 않아 글이 통일된 느낌을 줍니다. 글의 난이도가 대폭 낮아져서인지 가독성이 반사적으로 올라갔으며 덕분에 너무 어려워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던 것이 날아가 그전엔 가려져있던 작품 내외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통찰을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가 있게 되어 작품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프락사스 : 이렇게 근사한 글을 쓸 수 있었던 평자께서 다른 두 작품에서는 왜 이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셨는지 모르겠군요. 물론 다른 두 편도 심하게 뒤떨어지는 리뷰는 아니었지만 이 원고에 비할 바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작품을 평함에 있어 일견 과장되어보이는 수사를 동원하는 것은 여전합니다만 생소한 개념어를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줄었고, 사용된 개념어들도 대부분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보다 나중에 제출한 리뷰였기 때문에 보다 세심하게 살필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군요.
 
 
20. 쥘 베른, 쥘 베른 컬렉션 - 눈사태
 
※ 전송된 파일의 제목에서는 <80일간의 세계일주>만을 언급하고 있지만 본문 첫머리에 <쥘 베른 컬렉션>을 언급하고 있고, 또 본문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어서 제목을 <쥘 베른 컬렉션>으로 달았습니다. 이후 2주 넘도록 평자로부터의 항의가 없었으니 암묵적으로나마 동의를 받은 것이라 해도 되겠지요.
 
 듀론 9G : 역시 널리 알려진 작품을 대상으로 리뷰를 작성했기에 그 가치가 조금 빛이 바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진 통념을 비판하여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가치를 보여준 응모작입니다. 쥘 베른 컬렉션을 다루면서 컬렉션에 해당하는 모든 작품을 언급하지 않고 몇 몇 작품만을 대상으로 쥘 베른 컬렉션을 읽어야하는 당위성을 설명했기에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리뷰 자체는 특별히 질적 저하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짧은 분량에 4개 가량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분부분 삽입하느라 리뷰에서 뭔가 깊은 내용을 다룰 여유가 전혀 없어서 글이 많이 가벼워졌기에 작품의 장점을 피력하는 부분에 있어서 독자들에게 주는 신뢰나 설득력이 약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 글입니다.
 
 아프락사스 : <쥘 베른 컬렉션>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리뷰에서 언급하고 있는 작품은 <80일간의 세계일주>, <지구 속 여행>, <카르파티아 성>의 단 세 작품이더군요. 컬렉션 중 외려 언급되지 않은 작품이 더 많았습니다. (<신비의 섬>이나 <달나라 탐험>, <인도 왕비의 유산>, <지구에서 달까지>) 쥘 베른의 개별 작품이 아닌 <컬렉션>을 대상으로 한 비평에서 수록작의 존재 자체를 언급하지도 않았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이 작품들의 경우 서사시와는 달리 검색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평의 독자가 그것들을 알아서 찾아주기를 막연히 바랄 수는 없습니다. 읽히고픈 책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건 평자의 기본 소양이며, 평자가 반드시 책임지고 완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곤 해도 쥘 베른에 대한 평만큼은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쥘 베른의 - 당시에는 허무맹랑하게 보였을 - 판타지적 상상력이 사실은 현실에 토대를 둔 것이었다는 점을 언급해주고 있으니까요. 사실 그런 부분은 좀 더 깊게 이야기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21. 코니 윌리스,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Blues
 
 듀론 9G : 어려운 이야기 없이 대상 작품이 가진 글 자체만의 가치를 부각시켜 장점을 드러내어 리뷰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글을 한 번은 호기심이 들게 만드는 글입니다. 리뷰를 하면서 반드시 작품의 외적인 내용에 대해 구구절절히 설명을 늘어놓을 필요도 없고 만약 잘못 늘어놓게 된다면 재미없고 지루한 리뷰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차라리 이 글은 이러한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앞선 작품들이 작품 내외의 많은 부분을 아울러 설명했기 때문인지 이 리뷰는 꽤나 담백한 맛이 든다는 생각이 스쳐갔고 중요한 것은 이 리뷰의 글쓴이는 소설 자체가 가져야할 익살과 이야기의 등의 균형이 맞다는 것을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절한 분량의 글로 강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소설을 읽어볼 것을 자연스럽게 권유하고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꽤나 부담감이 없다는 것을 꽤 큰 장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프락사스 : 딱히 나무랄 부분이 없습니다. 선정작의 정체성(장르)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두루뭉실하게 넘어간다는 인상을 주긴 하지만 무시한다면 무시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줄거리 요약에도, 작품 외적 지식 삽입에도 의존하지 않고서 작품의 특징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게 놀랍군요. 블로그에 신작 소설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쓰려는 분들이 가장 본받을 수 있는 글이었다 생각합니다. '보태기'도 같은 평자의 다른 리뷰에 비해서는 비교적 친절한 편이었고요.
 
 
 
최종평가



(블로그에 올린 그림은 지면 관계상 원래 버전에 비해 좀 더 간략합니다. 자세한 버전을 원하는 분은 DCinside 판타지 갤러리의 게시물(링크)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대상
 
 <바람의 열두 방향>(어슐러 K. 르귄)을 제출한 qui-gon 님. (판갤, 판갈)
 
 최우수상
 
 <어둠의 왼손>(어슐러 K. 르귄)을 제출한 별밤 님. (블로그 nterplanetaries)
 
 우수상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미카게 에이지)를 제출한 9번 환자 님. (블로그 9번환자실)
 
 장려상
 
 <해를 품은 달>(정은궐), <화홍>(이지환)을 제출한 과객 님. (판갤)

 <개는 말할 것도 없고>(코니 윌리스)를 제출한 Blues 님. (판갤, 판갈)

 ※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은 원래 등수대로 수여됩니다.
 ※ 장려상의 경우 최우수상 수상자와 중복되는 관계로 그 다음 등수 등록자가 수상하게 됩니다.


이의제기
 위 심사결과에 대한 의문점은 2008년 1월 19일 자정까지 접수하며, 변동사항이 없을 시 20일날 아침에 부상을 배송합니다. (추후 인증 첨부 예정)

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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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1일부터 시작했던 원고 접수를 어제 부로 마감했습니다. 12월 10일, 별밤님의 <내 이름은 콘래드>(로저 젤라즈니, 1965) 서평이 접수된 것을 시작으로 총 21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접수된 작품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판갈(www.fangal.org)에 개재되어 있는 해당 게시물로, 이름을 클릭하면 작자의 개인 블로그로 날아갑니다.


[로맨스] 이지환, 화홍 & 정은궐, 해를품은달 - 과객
       
[무협] 김용, 소오강호 - 예니체리
[무협] 김용, 연성결 - Blues

[서사시] 라마야나 - 예니체리 
[서사시] 마하바라타 - 예니체리  
[서사시] 판차탄트라 - 예니체리

[역사] 김상현, 정약용 살인사건 - Blues
[역사]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히스토리언 - 예니체리

[판타지] 고든 R. 딕슨, 드래곤과 조지 - 예니체리
[판타지] 다나카 요시키, 창룡전 - 예니체리
[판타지] 미카게 에이지,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 9번 환자
[판타지] 미하엘 엔데, 모모 - 예니체리
[판타지] 존 밀턴, 실낙원 - 예니체리

[SF] 로저 젤라즈니, 내이름은 콘래드(1965) - 별밤
[SF] 로저 젤라즈니, 신들의 사회(1967) - 별밤
[SF]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 Srinberk
[SF] 스뜨루가츠끼 형제, 세상이 끝날때까지 아직 10억년이나 남았다 - 재건
[SF] 어슐러 K.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 - qui-gon
[SF] 어슐러 K. 르귄, 어둠의 왼손(1969) - 별밤
[SF] 쥘 베른, 쥘베른 컬렉션 - 눈사태
[SF] 코니 윌리스,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Blues




판평대(판타지 비평 대회)에 대해서는 판갤의 공고문(http://gall.dcinside.com/list.php?id=fantasy&no=302627&page=1)을 확인해주세요.
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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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에 도착한 책~

짤방에는 없지만 어슐러 K. 르귄의 <바람의 열두 방향>도 도착.


며칠 전에 책이 몇 권 도착했다. 도착이야 어제 했고, 최근의 주문 중에서는 가장 기대가 큰 주문이었지만 읽어야 할 책이 산적해 있는 상황인지라 따로 글을 쓰진 못하고 사진만 올려준다. ...음, 이것이 소위 말하는 '된장질'인가?!

이번에 도착한 책 중에서는  사진 속의 <용의 이>(듀나, 북스피어)와 사진에 없는 <바람의 열두 방향>(어슐러 K. 르귄, 시공사)가 유독 작다. 두 권 모두 다른 책들에 비해 다소 두꺼운 편이다. <용의 이>야 양장본이니 표지 탓도 어느 정도 생각해야겠지만 페이퍼북이면서도 <열국지>(김구용, 솔) 두세 권 두께인 <바람의 열두 방향>에 이르면, ...으음...

짐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짧고 두꺼운' 책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보통 그런 책들은 일반 단행본들에 비해 한 페이지에 담겨진 텍스트량이 더 적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평소보다 더 자주 페이지를 넘겨야 한다는 이야기. 그렇다 보니 평일에는 주로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는 내게, '짧고 두꺼운' 책이란 분노(?)를 유발할 뿐이다. (흔들리는 출퇴근 버스에서 페이지를 넘겨 보라!)

그러다 보니 '보다 편하게 들고다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제작된 책이 외려 더 불편을 유발하는 기이한 역설을 제공하기도 한다.

다른 이유도 있다. '짧고 두꺼운' 책들이 많아지면 책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짧으니 책장의 빈 공간은 늘어나고, 두꺼우니 책을 꽂아넣을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든다. 수납공간의 빈곤함이란 절감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책장만이 아니라 가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책장 위에는 다른 책이라도 꽂아넣을 수 있지만(물론 겉으로 보면 좀 흉하긴 해도) 가방에서는 그것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방 속이 뒤죽박죽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출판사들이 그런 책들을 선호하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 필시 매상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책을 내는 것일 텐데 그 이유를 도통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원가라도 더 절감되는 것일까? 하지만 아예 염가정책을 들고 나오는 라이트노벨을 제외하곤 가격이 별반 차이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다.

 ...으음, 이 의문은 언제 풀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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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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