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난독증을 말하냐」
『드래곤 레이디』, 『사조영웅전』을 제외하곤 죄다 산 책들. 소설만 이 정도니까 비소설까지 합하면 사놓고도 읽지 않은 책이 몇 권이나 될까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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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레스키『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시리즈
1권만 읽었음. 이 시리즈를 다 읽지 못한건 순전히 미처 구입을 못했기 때문. 모든 종교문학이 이 정도의 위트와 재치를 지닐 수 있다면 세상은 꽤 근사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카톨릭 신자도, 공산주의자도 모두 웃으며 볼 수 있는 책.
김용 『사조영웅전』
고3 때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보던 책. 하도 띄엄띄엄 보느라 책을 새로 잡으면 등장인물들 이름을 죄다 까먹기 일수였고, 결국 6권까지 보다가 포기. 재도전할 생각 없음.
김용 『신조협려』
김용 소설 중에서는 『신조협려』가 가장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길래 1~2권을 샀었음. 그 전 시대를 다룬 『사조영웅전』을 대충이나마 읽어봤으니 최소한 용어를 못알아먹진 않겠지 했으나... 초장부터 전작의 인물들이 마구 튀어나오는 것에 GG. 『사조영웅전』을 다시 읽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 역시 포기.
김철곤『드래곤 레이디』
(으악_워터가이드_너마저.jpg) 이 소설을 추천받은 건 무려 워터가이드에서였다. 당시 Sabbath라는 개념인이 이 책을 두고 굉장한 명작이라며 칭찬해댔고, 거기에 호기심을 느낀 나는 대여점에서 전권을 한꺼번에 대출. ...허나 내 취향에는 지독스럽게 안맞을 뿐더러 문장 또한 희안하기 그지 없었고, 결국 3권까지 보다가 포기. 가면 갈수록 좋아진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그때까지 내 정신이 버틸 것 같진 않아보였다. 나중에 게시판에서 Sabbath 씨에게 억울함을 호소하자 Sabbath 씨는 굉장히 의아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신입생 때 이미 『북페뎀』 장르문학 특집에 원고를 실을 정도로 극성인 판타지 팬덤이었던 (거기다 영미문학 취향) Sabbath 씨가 왜 김철곤 같은 작가에 흥미를 느꼈는가, 그 자체가 미스테리.
김철곤『SKT』
(커그_너는_예상했다.jpg) 아직 커그에 대해 뭔가 잘 모르던 시절, 커그에서 만인이 명작이라며 추천해대던 SKT를 샀다. 사실 김철곤은 이전에 『드래곤 레이디』 때도 심하게 낚인 적이 있어서 추천을 받고도 몇 개월 동안 지켜봤는데, 그 몇 개월 동안 사람들이 끊임없이 추천해대길래 산 책이었다. 하필 또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고 싶다는 일념 하에 서울 시내 대형 서점을 다 뒤져가며 샀는데... (하필 서점들마다 1권만 없었음) 캐릭터·플롯·세계관 등 모든 것들이 일본의 삼류 소년 만화에나 어울릴 정도로 과장되어 있다는 건 일단 둘째치고, 문장부터가 워낙에 개판이라서 도저히 읽어줄 수 없었음. 그 작가에 실망했다는 걸 알면서도 낚인 나는 분노했고, 다시는 커그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라블레『가르강튀아/팡타그뤼엘』
중세 프랑스 풍자문학의 최고봉! ...그러나 지저분한 유머가 많아서 내 취향에는 그닥. ...아니, 땅콩샌드 씨의 평을 보자면 꼭 취향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하고.
박상륭『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
본격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패러디 소설. 워터가이드에서 까불던 시절 누군가가 '오래도록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한 책이었음. 멋모르고 사긴 했으나 패러디 대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보지 않았기에 당췌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었고, 결국 '독일문화의 이해'라는 교양수업까지 수강했으나 여전히 읽을 수 없었음. 철갤에서 검색해보니 니체 초심자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부터 다짜고짜 읽으면 주화입마 걸리기 십상이라길래, 사실상 포기 상태.
시구사와 케이이치『키노의 여행』
중학교 때 친구의 권유로 읽었던 책. (참고로 이 친구는 당시 NT 노벨 마니아였고, 지금은 스스로 반쯤 쓰레기 취급을 하게 된 NT노벨들을 보며 한탄하는 처지) 나중에 고속버스 탈 일 있을 때 생각나서 1권을 사보기는 했으나 영 재미는 없었고, 지금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1~3권과 함께 컴퓨터 받침대로 쓰이는 중.
에코 『장미의 이름』
여러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소설이지만 차마 읽을 수 없었음. 이윤기의 번역이 문제인 건지 내 눈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첫문장부터 거부감이 파바박 드는 거엔 도리가 없으니... (이와 비슷한 현상은 황금가지 판 『반지의 제왕』에서도 경험) 게다가 고등학교 시절 이 책을 읽던 중에 동시에 읽던 『미학 오디세이』에서 내용 누설을 당하기도 해서 흥미가 약간 떨어진 상태. (진중권_너_이_색희.jpg)
이경영『가즈나이트』(17세 이후)
중학교 1학년 때 무척이나 재미있게 봤던 『가즈나이트』.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학교 도서관에 『가즈나이트』가 꽂혀 있는걸 보고는 반가운 마음에 - 혹은 약간 뒤틀린 심정으로 - 집어들었으나... 펼쳐서 한 문장 보자마자 포기. 문장이 너무 개판이라 읽을 수가 없었다. 그 때 집어들었던 게 아마 4권이었던 걸로 기억. 후속작인 『이노센트』만 해도 최소한 '글 자체가 너무 개판이라 못 읽겠다' 수준은 아니던데 『가즈나이트』는 왜 그 모양이었는지.
이문구『매월당 김시습』
작가들 가십거리를 다루며 이야기하기도 했던, 이문구의 베스트셀러(?) 『매월당 김시습』. 초장부터 쏟아지는 한학 고전들의 향연에 GG. 좀 더 내공을 쌓아서 재도전해볼 생각.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북폴리오)
마틴 가드너 주석판 앨리스고, 양장 합본인 것을 모 인터넷 서점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파는 걸 보고 희희낙락해서 구입. 하지만 이 책을 샀다는 걸 미스트 씨에게 자랑하자 미스트 씨는 번역자가 『해리포터』를 번역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었고, 충격과 공포 속에서 감히 읽을 엄두도 못내고 있음. 결국 이 책은 도서 창고 위키에 루이스 캐럴 관련 항목을 채우기 위한 참고 자료로 전락...
키쿠치 히데유키『뱀파이어 헌터 D』
이건 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출판사에게 문제가 있는 상황. 일본에서는 15권까지 출간된 소설을 7권까지만 내버리고서는 끊어버렸으니 별 도리가 있나. 중학생 때 번역으로나마 꽤 괜찮은 문장을 구사하는 글이라고 생각했고(알고 보니 소설의 번역자가 이 양반 팬클럽 회장이라더라 하는 썰도...) 지금도 좋은 글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어를 익히지 않을 바에야... 해서 포기.
타니가와 나가루『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이건 『SKT』로 낚이기 전에 커그에서 추천받았던 책. 1권을 사 읽을 때는, 좀 민망하다 싶을 정도로 오타쿠 코드를 억지로 끼워넣은 이런 글에 오타쿠들이 열광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1권만으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끝낸 듯 한데 대체 뭘로 후속권을 낸 건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 이후로 고속버스를 탈 일이 있을 때 간간히 사보곤 했으나 이미 갖고 있던 호감만 떨어뜨릴 뿐이었고, 결국 3권까지 사다 포기.
톨킨 『반지의 제왕』(황금가지 판)
뭘 모르던 꼬꼬마 시절에 부모님을 졸라 전권을 한꺼번에 구입했으나 압박스런 번역에 GG. 아무리 노력해도 2권까지밖에 읽을 수 없었음. 결국 『반지의 제왕』을 끝까지 다 읽은 건 씨앗판을 구입한 이후...
앤더슨『바다의 별』
여기저기서 극력 추천해대기도 했고, 본인도 모 웹진에 관련 서평을 올렸다가 이벤트에 당첨되기도 했지만, 사실 읽은 건 수록작인 「오딘의 비애」 뿐. 다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바다의 별」은 아직 안 읽은 상태. 「오딘의 비애」를 정말로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에 「바다의 별」이 졸작이기라도 하면 실망할까 싶어 보류 중. (결국 다 읽음)
하지은『얼음나무 숲』
(아_젠장_믿을_놈_하나_없구나.jpg) 커그에서 『SKT』로 장렬하게 낚인 뒤로는 남의 추천이라는 걸 굉장히 조심하곤 했으나 그 뒤로도 한 번 더 낚여야 했으니 그것이 바로 『얼음나무 숲』. 이 책은 커그 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많이 추천해대길래 안심하고 샀었으나 역시나... 초장부터 세계관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고 다짜고짜 시작되는 것에다가 (이게 매력이 될 때도 있지만 이 소설에서는 확실히 형편없다는 수준이었음)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 밋밋한 스토리 때문에 도저히 100페이지 뒤로 넘길 수 없었음. 나중에 다른 서평에서 \'인터넷 연재할 때는 배경음악 덕분에 감명 깊게 읽었으나 책에는 음악이 없어서 좀 감동이 덜했음\' 운운하는 문구를 보고 어안이 벙벙. 소설은 소설 그 자체로 승부를 보려 해야지 일러스트나 음악 따위의 도움을 받는다 한들 그게 소설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겠는가? 하기사 그렇게 믿는 인간들이 있기에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일 뿐인 나스 기노코 따위를 숭배하는 인간들도 나오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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