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3/03 《판타스틱》
  2. 2009/12/08 2009년에 읽은 책
  3. 2008/10/22 《판타스틱》의 휴간... (6)
얼마 전에 모 커뮤니티에서 판타스틱이 대화 주제로 나왔었습니다. 저도 평소 그 잡지에 대해 가졌던 생각을 풀어냈었죠. 2010년 2~3월호는 딱히 의식하지 않았고요. 글을 쓰다 보니 현재 상태가 지속되는 한 제가 《판타스틱》에 관심을 가질 일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판타스틱》에 대한 견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 때 썼던 글을 고쳐 내놓습니다.




0. 기획 : 방향성/정체성이 없다

따지고 보면 판타스틱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기획과 정체성의 부재입니다. 

판타스틱이 창간된게 2007년 4월입니다. 기간으로만 치면 나온지가 거의 3년이 다 된 잡지죠. 그런데도 저는 아직까지 판타스틱이 무슨 잡지인지 모르겠습니다. 장르문학 잡지라고는 하지만 판타스틱이 장르문학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진 잡지인지, 어떤 장르를 다루고자 하는지, 또 잡지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지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거죠. 

이런 현상을 두고 예전에 판타스틱 측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중'이라고 하기도 하던데, 말도 안되는 소리죠. 독자들에게 내놓을 말이 아닙니다. 베타 서비스판을 돈 받고 파는 회사도 있습니까. 애당초 잡지의 지향점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결과가 방향성 상실, 우왕좌왕, 좌충우돌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을 뿐인데 그걸 '실험'이라는 말로 떼우려 한다면 너무 안일한 거죠.

그 '실험'들이 문제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고정 독자층이 안생기거든요. 요즘의 '장르문학' 독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만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근래 들어 SF도 보는 판타지 독자들이 늘었다지만 그거야 요새 판타지가 하도 죽다 보니까 궁여지책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고요. 그렇다면 '다양한' 장르를 취급한다는 판타스틱은 장르문학의 독자들에게 큰 매력을 주지 못합니다. 앞으로 나올 권에서 어떤 장르를 다뤄줄지 알지도 못하겠는데 무슨 깡으로 정기 구독을 합니까. 장르문학에 막 입문해서 정보가 절실한 초보 독자나 아예 후원 차원에서 정기 구독을 해주는 파워 유저 아니면 굳이 정기 구독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왕년에 판타스틱이 휴간하기 전에 정기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 이런 저런 경품을 제공하는 등 상당히 많이 애를 썼었는데... 생각해보면 그게 다 헛짓이죠. 왕년에야 장르문학이라는 이름 하에 SF 독자가 판타지도 보고 추리도 보고 그랬다지만 그거야 정말 전설 같은 이야기죠. 장르문학 진영 자체가 워낙에 협소하던 시절의 이야기기도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그런 독자들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이번에 판타스틱에서 라이트노벨 특집을 내면서 상당히 이례적인 표지를 쓰기도 했지만, 그게 판타스틱의 독자층 확대로 이어지진 못할 겁니다. 이번 호에 관심을 갖고 사본 독자라 하더라도 그 다음호에 라노베 관련 기사가 없다면 안사겠지요. 그 사람들이 바보는 아니니까요.

1. 기사 : 내용이 부실하다

그러한 정체성의 문제는 기획 기사의 부실함으로도 연결됩니다. 딱히 집중하는 장르가 없으니 역량이 집중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기사도 좌충우돌인거죠. 원체 실린 기사 자체도 적지만 그나마도 볼만한 기사가 많지 않습니다. 몇호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커피 관련 기사가 실렸을 때는 정말 골때렸었죠. 그래도 2009년 봄호의 김내성 특집은 괜찮았지만, 그걸로 끝이었죠. 그나마 중국 전설 관련 기사와 아서왕 전설 관련 기사가 종료된 뒤에는 뭐 볼게 있나 모르겠습니다. 어쩌다가 운좋게 내공 좋은 필진이 걸린 경우라면 모를까 그 외에는...

이를테면 지난 호에는 외국의 장르문학상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더군요. 저야 지난호를 보지 않아서 기사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주변의 평으로는 대충 이러저러한 상이 있다고 소개하는 수준이었던 모양이더군요. 그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보긴 어렵죠. 막말로 인터넷만 뒤져도 다 나오는 정보입니다. 판타스틱까지 사볼 정도의 SF 독자라면 거기에 대해 대충은 알기 마련이고요. 설령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가 있었다고 해도 그 기사에 무슨 의미가 있었겠어요. 휴고상이니 네뷸러상이니 하는 걸 수상했다고 (장르 밖의) 독자들이 눈길이나 주던가요? 굳이 장르문학상에 대한 기사를 싣고자 했다면 한국에서 명멸해간 수많은 장르문학상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장르문학계의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작업이 더 유효했을 겁니다.

예전에 거울에 실린 판타스틱 2009년 여름호 비평 기사에서 "이따위로 할 거면 차라리 소설 번역할 고료로 외국 장르 칼럼이나 번역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가벼이 넘길 말이 아닙니다. '장르문학' 잡지로서의 명확한 정체성도 없는 상황에서 값싼 가격에 후려친 원고나 실어대는 잡지라면 굳이 오프라인에서 나올 필요도 없기 때문이죠.


2. 소설 : 수록이 절실하진 않고, 작가에 대한 다른 방식의 보상이 필요하다

제 주변에서는 판타스틱의 소설 비중에 대한 말이 좀 많이 오가는 편입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일단 판타스틱이 굳이 소설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스틱이 아니더라도 소설을 연재할 공간은 충분하니까요. 크로스로드, 문장, 다음, 네이버... 비정기 공모전도 많이 늘었습니다. 고료를 주지 않는 연재공간까지 더한다면 훨씬 많아지고요. 굳이 판타스틱까지 소설 연재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물론 그렇다고 판타스틱에 소설이 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그랬다간 잡지 못팔죠. 다만 굳이 거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고, 굳이 소설을 싣겠다면 잡지, 특히 오프라인 잡지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판타스틱이 그러한 자신들의 특색을 잘 살리는지는 실로 의문입니다. 가령 장편 연재가 주를 이루는 상황부터가 그렇죠. 이건 판타스틱이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기는 커녕 단점조차 분석하지 못했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체 무슨 깡으로 장편 비중을 늘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장편 비중이 커질수록 신규 독자의 진입 장벽은 더 커질 텐데요. 

또 한가지, 판타스틱이 좋은 원고를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소설가들이 작품에 대한 보상으로 가장 원하는게 뭘까요? 돈과 평가입니다. 창작에 대한 경제적 보상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인만큼 자신의 작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평가받고 싶어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판타스틱이 작가들에게 안겨줄 수 있는 비금전적 보상은 뭐가 있을까요.

판타스틱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크로스로드도 아니고 막강한 조회수를 안겨줄 포털 사이트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문장처럼 투고한 작가들을 '작가 지망생' 취급하는 피드백을 해줄 수도 없어요. 그렇지만 오프라인 잡지인 판타스틱만이 가능한 영역이 분명 존재할 겁니다. 수록된 작품에 대한 분석 기사나 토론회(합평회?)를 제공할 수도 있겠고, 판타스틱과 관계된 작가들끼리의 워크샵을 열 수도 있겠죠. 미국에서야 테드 창을 배출한 클라리온 워크샵이니 하는게 활발하게 이루어지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워크샵이 그렇게까지 크게 이루어지지는 않는게 현실이죠. 물론 저도 판타스틱이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그러한 시도를 해볼 명분은 있을 겁니다.

3. 서평 : 홍보 기사 수준 좀 넘어서라

현재 실리는 서평 관련 기사라고는 박도빈 씨가 그리는 만화 정도가 전부인데... 말이 서평 기사지 사실은 책 광고라고 봐도 무방하죠. 특정 작품에 대한 심도 있는 비평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일전에 판타스틱에서 『싸우는 사람』의 서평 기사를 써줄 사람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결과물이 어찌 나왔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청탁해서 받은 작품도 투고작 취급한다는 그네들만의 관례를 생각해보면 썩 좋은 의도에서 받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신간 홍보 기사나 써달라는 식이었겠지요.

따지고 보면 장르문학계에서 비평 기사가 필요한 건 그런 신간이 아닙니다. 장르문학 시장, 특히 SF&판타지 쪽이 원체 홍보가 부실한 편이라지만 그나마 신간은 사정이 낫습니다. 팬들이 열심히 소식을 퍼날라주니까요. 하지만 출간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난 구간 서적들은 그나마의 관심도 받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절판된 다음에야 어쩌다 누구 눈에 띄어서 희귀본이니 절판본이니 하는 소리 듣고 끝인 거죠.

특히 SF 계열의 출간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작품들이 소모되는 경향이 훨씬 심해졌어요. 심지어는 SF 팬들조차 출간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툭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작품도 있을 정도죠. SF가 기본적으로 팬덤 마케팅에 기대는 면이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책이 나올 때마다 무슨 분야의 거장이니 무슨 상을 수상한 걸작이니 하며 떠들어대지만 그 '거장'의 '걸작'들은 나오자마자 잊혀집니다. 팬덤 외부는 차치하더라도 팬덤 내부에서조차 그에 걸맞는 대접과 관심을 쏟아주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됩니까? 지금의 장르문학 팬덤에게 필요한건 어느 작가의 작품이 새로 출간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출간된 작품에 대한 관심과 분석입니다. 장르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와 평론을 통해 평가를 축적하고, 그렇게 하여 '장르의 고전'을 형성해야 하는 것이지요.

마크 트웨인이 고전을 두고 '모두가 좋다고 말하지만 모두가 읽지 않는 책' 뭐 이런 식의 시니컬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지만, 고전의 가치는 가볍지 않습니다. 고전은 해당 장르의 성격을 말해주는 존재이면서, 독자들에게 해당 장르의 독서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이드라인도 하거든요. 그렇기에 고전은 매 시대마다 새로 정의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의 SF 팬들은 여전히 그리폰 북스니 아이디어회관문고니 하는 전설이나 회상하는 판국이지요. 중고시장에 가봐도 이제는 절판본으로 장사해보려고 환장한 장사치들이나 돌아다니는 판국이고요. 우리가 언제까지 똑같은 염불이나 외야 합니까. 

그나마 이런 풍토에서는 '그리폰 북스'의 전설 같은건 재현되지 못합니다. 알아야 대접도 해주죠. 

따라서 판타스틱이 관심을 쏟아야 하는 부분은 신간 소개가 아닙니다. 물론 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칫 묻히기 쉬운 작품들을 자꾸 발굴해내야 한다는 거죠. 그렇게 함으로서 한국 SF 팬덤의 '고전'을 형성하고, 장르의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는 거죠. 그건 장르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 이루어지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그런 게시판에는 써봐야 금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버리고, 그나마의 반향도 해당 공간 안에서밖에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이런 심도있는 작업은 오프라인 잡지가 더 효율적입니다. 판타스틱은 판타스틱 2009년 봄호의 '김내성 특집'에 대해 사람들이 보여준 호평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4. 인터뷰 : 업계 전반이 다 부실하다

판타스틱의 인터뷰 수준에 대한 불만도 의외로 크더군요. 왕년의 홍정훈 씨 인터뷰라던가. 사실 인터뷰 기사들이 시원찮은 거야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판타스틱만의 문제도 아니니까요. 장르문학 작가를 데리고 쓸만한 인터뷰를 뽑아낼만한 리포터 자체가 얼마 없습니다. 장르문학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으니 당연한 노릇이죠. 판타스틱의 문제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이 바닥 자체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라고 봐야 합니다.

예전에 다치바나 다카시가 인터뷰 대상과 그 분야에 대한 기자의 이해 수준에 따라 인터뷰의 질도 천지차이로 달라진다고 했는데, 장르문학판이라 해서 별 다르지 않아요. 리포터가 해당 작가에 대해 잘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인터뷰의 질문과 답변 내용은 천지차이로 달라집니다.

특히 거울 작가들에 대한 인터뷰를 보면 확실히 드러납니다. 거울에 실린 인터뷰 기사와 외부 기사의 질적 수준이 민망하리만큼 차이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인터뷰하는 작가들도 거울 인터뷰와 다른 공식적 인터뷰와의 차이를 많이 거론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거울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분들이 전문 리포터는 아닙니다. 단지 평소 사적인 교류를 해왔고, 작품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게 인터뷰에도 깊게 반영되었을 뿐이죠. 잘 모르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질문은 한정되기 마련이거든요. 『타워』 출간 후 배명훈 씨가 외부 인터뷰만 20회 이상 하다 보니 이젠 무슨 질문이 나올지 짐작할 정도가 되었다고 했는데, 이 역시 생각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판타스틱은 뭐 잘못한 게 없단 말인가. 많죠. 장르문학 잡지라면서 왕비호, 레진, 쿄코 등을 인터뷰했다는 것 자체가 미쳤다는 반증 아니겠습니까. 그나마 레진이나 쿄코는 장르문학에 대한 포스팅을 '어쩌다가' '가끔'이라도 하는 수준이 되었으니 어떤 경위에서 인터뷰에 들어갔는지 이해는 되는데 왕비호는 대체 무슨 짓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왕비호 그 사람도 딱해요. 무슨 잡지랑 인터뷰하는지는 알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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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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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은 2009년에 읽은 책. 만화나 과제 도서는 제외했다.

사실 '2009년에 읽은 책'을 말하기엔 조금 이른 때이기야 하다. 내 독서 패턴 상 월 말쯤 되면 이왕의 목록에 못해도 7,8권쯤은 더 추가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한해 독서 현황을 정리한다는게 하루 이틀로 될 일도 아니고 하니 일단 공개부터 해서 기정사실화한 다음 차차 수정해나갈 생각이다.

예년과는 달리 각 작품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는 일일히 달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왕에 이 블로그나 거울 웹진, 북시 위키 등에 썼던 해당 작품 관련 글들을 링크하고자 하니 해당 작품에 대한 내 코멘트가 궁금한 분들은 그 링크를 찾아보면 되겠다. 제목에 링크된 것은 블로그에 썼던 '서평'이고, 그 뒤에 괄호쳐진 '(북시)', '(거울)' 등의 링크들은 해당 공간에 썼던 글들을 지칭한다. '(잡글)'은 그 작품에 대해 이 블로그에 썼던 잡설을 이야기한다. 아예 따로 그 작품에 대해서 언급한 경우만 링크했고, '근황' 류의 글에 넣었던 코멘트는 링크하지 않았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경우처럼 여러 곳에서 언급했다가도 그 성과를 북시 위키 등으로 집약시킨 경우에는 '최종 버전'만을 소개했다. 

'올해의 베스트 5'는 현재로서는 다음과 같다. 제시 순서는 순위와 무관하다.

머나먼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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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어슐러 K. 르귄 (황금가지,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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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캐넌의 세계(환상문학전집 5)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어슐러 K. 르귄 (황금가지,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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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엘리자베스 문 (북스피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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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마르가리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하일 불가코프 (문학과지성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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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끝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아서 클라크 (시공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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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이 휴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말이 휴간이지 사실상 폐간이라 다름없는 휴간이라고 한다. 원체 《판타스틱》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나도 그 소식에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놀랐다고 하는 것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판타스틱》은 한국 땅에서 제대로 출간될 수 있는 것이 의심스러운 잡지였고, 출판계의 갈수록 심해져가는 불황이나 사정없이 올라가는 제작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그나마 지금까지 버텨준 것이나마 다행스러웠던 잡지였으니까. '역시나...'라고 반응하게 만드는 사건을, 놀랐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곤 해도 '현존하는 유일한 장르문학 전문 잡지'의 휴간이라는 건 역시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듯 하다. 요즘 들어 가는 곳곳마다 《판타스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니까. 하도 말들이 오고 가니 나 혼자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 민망해질 지경이다. 그렇다고 직접 읽어본 적도 없는 내가 이제 와서 짐짓 《판타스틱》의 휴간을 슬퍼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퍽 우스운 일이리라.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처음부터 《판타스틱》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못했던 듯 하다. 물론 그렇다고 안티였다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좀 어정쩡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장르 문학 팬덤을 상대로 오프라인 잡지가 그렇게 성공을 거둘 것 같지 않았던 것인데... 워터가이드라고 하는 걸출한 사례를 경험했던 탓이기도 하겠지만, 장르 문학 팬덤에게는 사실 《판타스틱》같은 오프라인 잡지보다는 웹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활동할 만한 오프라인 공간이 마땅찮았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팬덤은 어쨌든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장르문학의 성과도 창작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온라인 중심으로 축적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오프라인 잡지의 창간이라...? 경탄할 만한 사건이긴 하지만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싶었다. 팬덤의 적은 숫자 이전에 그것부터가 걱정되었던 거다.

이 글을 올리자마자 들려오는 "12월 호부터 재간".

일시적 헤프닝에 그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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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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