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할머니께서 용돈을 주신 김에, 어제 새로 책을 구입했습니다. 절반은 새 책이고 절반은 알라딘 중고샵에서 산 책이지요. 나름 괜찮은 값에 책을 샀다 생각하고 뿌듯한 심정으로 책을 기다렸는데... 뜻밖에도 문제가 생겨버렸습니다.
구입한 헌책 중에서, 알라딘에서 들었던 것과는 그 상태가 '상당히' 다른 책들이 끼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문학비평 용어사전』(알라딘 주장: 최상, 01년 개정판) 5,630원
문학이론서를 보면서 전문 용어 사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입맛 다시던 차에 마침 좋은 책이 올라왔다며 희희낙락하며 구입했었지요.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알라딘 중고샵에서 산 책에는 예외 없이 붙어 있는 그 스티커를 떼고 보니 정가가 9,000원이라고 떡하니 적혀 있더군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99년도 신장판이었던 겁니다. 말이 신장판이지 76년 초판 이후 개정 없이 96년까지 16쇄나 뽑아내던 것을 그대로 낸 것인데, 아무리 가격이 싸다곤 해도 이게 과연 살만한 물건인가 싶더군요. 01년 개정판이라면 모를까...
『시학』(알라딘 주장: 최상, 99년 판본) 4,080원
천병희 선생의 책에 대해 찾다 구입하게 된 책이었지요. 기왕에도 고려대출판부에서 나온 것으로 한 권 갖고 있긴 했지만 영문판 중역이었던지라, 원역으로 한 권 더 갖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더군요. 문제는... '새 책과 거의 다를 바 없다'는 '최상'치고는 어째 책이 좀 많이 낡았거니와...(보정을 해서 사진에서는 그리 돋보이지 않지만 책 아래 부분은 꽤 때가 많이 끼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필기와 밑줄 긋기까지 되어 있더군요. 거기에 맨 뒷장에는 전 소유자의 것으로 보이는 사인까지... 연필로 되어 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습니다만.
『문학비평 용어사전』 때 당한게 있기도 하니까 혹시나 해서 스티커를 떼어보니 95년도 판본에, 정가 6천원이더군요. 99년도 판본 신간은 할인가로 6,800원에 팔고 있던데 말입니다. 미리 알았으면 차라리 신간을 구입하고 말았을 턴데 말이죠. 『문학비평 용어사전』은 그나마 구판에 걸맞게 가격이라도 싸니까 이해라도 해보려 노력할 여지가 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더군요.
인터넷 서점에서 생각과는 다른 책이 오면 그저 반품해버리면 그만이긴 하겠지요. 제가 평소 인터넷 서점에서 산 책 상태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에게 늘 이야기해오던 것도 그것이고요. 하지만 뭐랄까... 이건 단순히 책 상태를 따지는 것을 넘어서서 일종의 '신뢰' 문제잖아요? 요즘에는 개정판이 개정판 같지 않은 경우도 워낙에 많다곤 하지만, 구판 도서의 헌책값을 신판 도서의 정가에 맞추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저 두 권은 내일까지 고민해봤다가, 딱히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교환 신청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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