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sh list의 '도서' 카테고리를 정리하기 위해 yes24에 들렀다가 재미있는 리뷰를 발견했다. 열린책들에서 이세욱 씨가 번역한 '드라큘라'에서였다. (http://blog.yes24.com/blog/blogMain.aspx?blogid=angela7751&artseqno=259224) 그 블로거는 '드라큘라'의 번역에 대해 두 가지 불만을 표시했다. 오타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과 일반 독자에게 생소한 어휘를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 사실 첫번째 사항에 대한 불만은 나도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오타는 거의 오역만큼이나 독자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오타가 '오타를 찾기 위해 다시 정독'하게 할 정도로 많다면 출판사의 교정팀 뿐만 아니라 역자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하다못해 맞춤법 검사만 돌려도 고칠 수 있는 오타가 얼마나 많은가.
- 하지만 일반 독자들에게 생소한 어휘를 사용했다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는 나로서도 모르겠다. 전공 서적들이 종종 그러하듯 고유 명사나 전문 용어를 단순 음역한 경우라면 모르겠는데 그 블로거가 '생소한 어휘'의 예시로서 든 것들이 사위스럽다, 버성기다, 웅숭깊다 따위여서야 납득이 될 리가 있는가.
- 물론 그 블로거에게는 그 어휘들이 정말 '생소한' 것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자주 사용되는 말은 아니니까. 그러나 그것을 토대로 역자의 자질 시비를 걸 수는 없다. 번역자와 마찬가지로 독자는 끊임없는 공부를 필요로 하는 존재고, 문학 독자에게 있어서 '어휘'는 그 핵심에 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실 아무리 어려운 단어라 해도 대개의 경우는 앞뒤의 문맥을 따져 그 의미를 대충이나마 파악할 수 있기 마련이니까. 정 모르겠다 싶으면 사전을 들춰봐도 되고. 번거롭고 귀찮으며 사소한 작업이지만, 중요한 일이다. 그 정도의 노력조차 들이지 않는다면 독자로서의 수준은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 그러니 이세욱 씨가 고전의 번역에 '생소한 어휘'들을 번역한 것은 그렇게 비난할 일도 아닌 셈이다. 오히려 그 블로거가 주장하는 것처럼 작품에다 '생소한 어휘'에 대한 주석을 달았다면 독자의 학습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을까.
P.S.
-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내가 지적하기에 앞서 그 블로거에게 이러한 점들을 지적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지적에는 '그렇게 애써 오타를 잡았으면 여기에 올리지 말고 열린책들 홈페이지에라도 올리라'는게 포함되어 있었지만) 거기에 대한 그 블로거의 답변은 "혹시 번역자나 출판사와 관계있는 분이 아닙니까?" 였기에, 나는 그 블로그에 답변 남기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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