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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이 책은 류비셰프라는 러시아 학자의 평전인가, 아니면 류비셰프의 독특한 시간 관리법을 소개하는 자기계발서인가? 적어도 출판사에서 의도한 건 후자 쪽이리라 추측한다. 그러나 정작 내용물은 전자에 가깝다. 어떤 의미에서? 책의 상당 부분을 류비셰프라는 학자가 누구인지 설명하는데 소모한다는 점에서. 아마 이 책의 독자들이 가장 관심 가질 법한 시간 관리법에 대해서는 책의 중반쯤 가서야 언급되기 시작한다.
류비셰프가 한국에는 저서는 커녕 작은 글꼭지 하나 번역되어 들어온 바 없는 - 속된 말로 '듣보잡'인 - 학자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런 구성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의 1차 독자들이었을 러시아인들에게는 썩 좋은 평가를 듣진 못했을 듯 하다. 뻔히 다 아는 사실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만큼 지루한 일이 어디 흔한가.
류비셰프가 이 책에서 설명되는 대로 구소련 시절 엄청난 명성을 누렸던 학자라면. 학자로서의 류비셰프를 서술하는 부분도 상당히 과장이 섞인 어투로 설명하는 걸 보면 실제로는 류비셰프가 별 대접을 못 받는 학자이거나 작가가 전기 작가로서 좀 모자란 인물이거나 한게 아닐까 싶다.
러시아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출판사 측의 설명이 좀 미심쩍을 정도로.
문제의 시간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그다지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정리하면서 5분 단위로까지 세밀하게 측정하곤 했다는 그 정성이 감탄스럽긴 하나 거기서 끝이다. 그저 무엇을 어느 정도 했다는 식의 짤막한 기록만 나열된 노트에서 뭔가 깨닫기에는 영... 그의 시간관리법이 탁월하다기보다는 애초부터 류비셰프라는 학자가 집중력이나 끈기 따위를 타고 났다는 느낌이다. 이 책을 보고 어느 정도 자극을 받을 수는 있을 지언정 그대로 따라하기는 - 그리고 그만큼의 성과를 거두기는 - 좀 어렵겠지 싶다.
P.S.
그러고보면 2004년에 반양장으로 출시된, 215쪽 분량의 책 가격을 12,000원이나 매겼다는 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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