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새롭게 까발려지는 사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땅값 - 특히 서울 땅값 - 은 엄청나게 오른다, 부동산 투기가 이 나라를 좀먹는다, 재벌들도 땅장사를 한다, 등등... 다만 이 책은 우리가 어렴풋이 짐작하기만 하던 것들을 통계로서 증명해낸다. 그 점에서는 가치가 있다 할만하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흥미로운 사실 하나. 기업이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떠나는 이유들을 흔히 '높은 임금'에서 찾곤 한다만 이 책의 설명을 따르면 그것만도 아닌 모양이다. 중국에 비한다면 한국의 임금은 10배 정도 높지만 공장 용지 가격은 한국이 40배나 더 높다는 겁니다. 부동산 가격이 높으니 도로를 비롯한 인프라 비용도 높기 마련이고... 임금 자체도 노동자가 벌어들인 소득이 상당 부분 주택 마련에 쓰인다는 걸 감안하면 근본 원인은 임금보다는 부동산 가격에 있다는게 이 책의 주장이다.
한국의 부동산 가격 거품을 주도하는게 대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대기업' 치고 건설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없으며 그 기업 자신이 가장 적극적인 부동산 투자자이기도 하지 않던가. 심지어 대기업들은 기업 경영을 통해 번 돈보다 부동산 돈놀음을 통해 번 돈이 더 많다 하니. 이 책에서 나오는 통계들을 전적으로 믿는다면 대기업들은 스스로가 인금 상승 요인을 만들고서 고임금의 '폐해'를 한탄한다는 말이 된다. 실로 재미있는 일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