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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썼었지만, 상당한 괴작이다(...) 처음 한 챕터만 읽은 상황이라 길게 말은 못하겠지만, 내가 읽은 부분에서 보여준 서술 방식이 끝까지 유지된다면, 책의 주제를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우리 중국에서는 고대 시절부터 마르크스적 유물론을 발전 계승해왔다."

더 짧은 요약도 가능하다.

"마르크스 짱!"

...철학사를 다루는 책을 요약하는 말로서는 상당히 괴악한 말이지만, 내가 읽은 내용에서는 실제로 저런 식으로 논지를 진행하고 있었다. 주역의 양효(陽爻) 음효(陰爻)가 고대 중국에도 유물론적 변증법적 사고가 존재해왔다는 걸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걸 보니 그 논리의 이치 여부를 떠나 기가 막힐 따름.

 풍우란의 <중국철학사(상)>를 상당히 의미 있게 읽었고, 북경대학교라 하니 그래도 참고 자료 정도는 되겠거니 하며 샀건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꽤 많이 다른 물건이다. 문화대혁명의 결과가 이런 식으로도 나오는구나 싶어 웃음 나오기도 하지만.

 뭐, 첫머리에 괴작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책임은 분명하다. 가령 춘추시대를 말하면서 당대를 노예계급과 노예주귀족(봉건 귀족)간의 투쟁으로 정의하면서, 시경에 실린 백성들의 시를 예로 드니 이런 것들은 학교나 기존의 철학사 책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대목이다. 뒷장을 잠시 넘겨보니 공자를 하은주 시대의 미신(귀신 숭배)을 계승하였으며 노예주귀족적 사고를 재정비한 사람으로 그리는데, 이 부분 또한 내가 기존에 봤던 책과 정 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부분이다.

 또, 다른 책에서는 여러 잡가 중 하나로 치부하는 병가兵家 - 특히 손자 - 를 유묵과 동등한 반열의 사상가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 자세한 것은 좀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어쨌거나 읽어볼 만한 가치는 있는 책 같다. (물론 다 읽고 나서 다음 권을 살지는 상당히 회의적이지만.)


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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