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이 휴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말이 휴간이지 사실상 폐간이라 다름없는 휴간이라고 한다. 원체 《판타스틱》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나도 그 소식에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놀랐다고 하는 것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판타스틱》은 한국 땅에서 제대로 출간될 수 있는 것이 의심스러운 잡지였고, 출판계의 갈수록 심해져가는 불황이나 사정없이 올라가는 제작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그나마 지금까지 버텨준 것이나마 다행스러웠던 잡지였으니까. '역시나...'라고 반응하게 만드는 사건을, 놀랐다는 식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곤 해도 '현존하는 유일한 장르문학 전문 잡지'의 휴간이라는 건 역시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듯 하다. 요즘 들어 가는 곳곳마다 《판타스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니까. 하도 말들이 오고 가니 나 혼자서 말하지 않고 있는 것이 민망해질 지경이다. 그렇다고 직접 읽어본 적도 없는 내가 이제 와서 짐짓 《판타스틱》의 휴간을 슬퍼하는 글을 올리는 것도 퍽 우스운 일이리라.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처음부터 《판타스틱》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못했던 듯 하다. 물론 그렇다고 안티였다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좀 어정쩡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장르 문학 팬덤을 상대로 오프라인 잡지가 그렇게 성공을 거둘 것 같지 않았던 것인데... 워터가이드라고 하는 걸출한 사례를 경험했던 탓이기도 하겠지만, 장르 문학 팬덤에게는 사실 《판타스틱》같은 오프라인 잡지보다는 웹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활동할 만한 오프라인 공간이 마땅찮았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팬덤은 어쨌든 온라인을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장르문학의 성과도 창작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온라인 중심으로 축적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오프라인 잡지의 창간이라...? 경탄할 만한 사건이긴 하지만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싶었다. 팬덤의 적은 숫자 이전에 그것부터가 걱정되었던 거다.
이 글을 올리자마자 들려오는 "12월 호부터 재간".
일시적 헤프닝에 그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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